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80차 유엔(UN)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유엔총회 연설에 나서며 한 달 만에 한미 정상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이번 회기 참석을 통해 국제 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다양한 외교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이 경험한 민주주의 위기 극복과 회복 과정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현안에 대해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강 대변인은 기조연설에 대해 “불법 계엄 이후 무너졌던 외교 라인의 복원과 민주주의 회복성이 담길 것 같다”며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외교 정책과 기조를 전반적으로 알리고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지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공개 토의를 직접 주재한다. 유엔 안보리 이사회 의장국은 회의 의제를 협의·조정하고 공식 회의, 비공식 협의를 주재하며 안보리를 대표하는 권한을 가진다. 안보리 공개 토의는 24일 인공지능(AI)과 국제 안보를 주제로 열린다.
강 대변인은 공개 토의 주제로 AI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주제는 주재국이 정한다. AI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 산업과 인재 양성 분야로 집중하고 있어서 주제를 정했다”며 “과거 영국, 미국과 같은 서부 선진국이 주도했던 AI 이슈를 대한민국이 주도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기회로 삼아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만에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뉴욕으로 이동해 23일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연설에 나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나란히 북한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에 대해 연설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양 정상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 해결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친밀감을 쌓았다.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을 두고 정상 간 대화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정상회담 당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급적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도 만나고 평화 메이커로 활동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국무위원장과 만나길 기대하고 있고 관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강 대변인은 “다양한 국가의 많은 정상이 유엔을 찾기 때문에 다자외교 장으로서 정상외교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 일정을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