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월 고용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부른 불확실성에 중동발 전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6일(현지시각) 미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실시된 로이터 통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5만9000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월(13만 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중동 전쟁이 삼킨 고용 온기… 유가 급등에 소비 위축 우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분쟁이 노동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고 분석한다. 테헤란의 보격 공격으로 전쟁이 확대되면서 국제 유가가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소비자 권익 단체 AAA는 이번 주 초 소매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0센트 이상 급등했다고 밝혔다. PNC 파이낸셜의 수석 경제학자 거스 포처는 “전쟁은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기업들을 더욱 신중하게 만든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 경제 전반의 취약성이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구 통계 개정 변수… “고용 공급 과대평가 됐을 수도”
이번 보고서에는 지난해 43일간의 정부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새로운 인구 통계 자료도 반영된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로 그동안 노동 공급 수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제임스 에겔호프 BNP 파리바 수석 경제학자는 “최신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한 결과, 2026년 전체 노동력 증가는 50만 명 미만에 그칠 것”이라며 “노동 공급 감소가 시장 침체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연준의 고심… “금리 인하 서두를 이유 없다”
고용 둔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4.3~4.4% 수준을 유지하며 역사적 저점 부근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가중되면서, 연준이 오는 17~18일 예정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3.75%)으로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모건 스탠리의 마이클 가펜 수석 경제학자는 “현재의 고용 둔화는 경기 침체의 신호라기보다 날씨와 의료 부문 파업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결국 시장의 ‘풍향계’는 고용 수치 자체보다 전쟁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으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4.6%를 넘어서는 급격한 변화가 없는 한,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며 금리 인하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