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르면 이달 초 인공지능(AI)용 반도체 또는 반도체 장비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접근을 추가로 제한하고 수출 규제의 허점을 메우기 위해 미 상무부는 지난해 발표한 수출 제재 법안을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7일 미국 기술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 혹은 AI 칩 등의 대중국 수출을 포괄적으로 제한하는 수출통제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 관리는 제재안에 담길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면서도 최근 몇 주간 미국 측은 중국 관리들에게 개정된 제재안에 어떠한 내용이 담길지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현재로서는 최종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규제를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작업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11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어,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발표 시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해도 한국 기업에 대한 영향은 사실상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 기업은 AI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를 제조하지 않고 있으며,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무기한 유예 조치 연장이 사실상 확정됐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가 제재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에 미 상무부는 논평을 거부했고,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제공할 정보가 없다”면서도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고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기술이 중국 군대를 강화하는데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은 지난해 10월 반도체 수출 통제 법안을 발표했다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안에 담길 내용을 사전에 중국 측에 전달하는 것은 미중간의 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을 실시한 이후 단 한차례도 대면하지 못했다. 시 주석이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일방적으로 불참하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