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서 ‘인질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미 동부 현지시간으로 22일 오전 유엔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이트 에번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가자지구 휴전에 대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앞서 미국은 전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인질 석방과 연계된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다.
최근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가 중재해 내놓은 ‘이스라엘 인질 40명에 대한 팔레스타인 인질 교환과 6주간의 임시 휴전’ 협상안을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즉각 수용하라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중동을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에 제출한 결의안이) 강력한 메시지와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각국이 (이 결의안을) 지지해 주길 매우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즉각 휴전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은 낮지만, 휴전을 요구하는 이 결의안은 미국이 제출했단 이유에서 큰 상징성을 띠고 있다.
미국은 그간 유엔 안보리에 제출된 휴전 촉구 결의안에 비토(거부권)를 행사하며 세 번 무산시켰고, 기권표도 두차례나 던지며 이스라엘 편에 서 왔다.
그러나 최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만류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 섬멸을 목표로 피란민들이 모여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지구에서 지상전을 강행하겠단 의지를 굽히지 않자 미국과 이스라엘간 균열 조짐이 보이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반대할 결의안을 미국이 유엔에서 지지하는 경우는커녕 제안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극심해지자 미국은 이제 유엔 포럼을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0월7일 개전이래 가자지구에서는 누적 3만1988명이 숨지고 7만4188명이 부상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5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재국 카타르에서 휴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합의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전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