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4개 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 도입한 관세 정책이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민주당 소속 주 법무부 장관들과 주지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조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전날 이들 주 정부는 24개 주를 대표해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발표한 10% 관세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권한을 근거로 도입했던 초기 관세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해 무효로 결정했다.
◇대법원 판결 뒤 다른 법률 활용
트럼프 대통령의 첫 관세 조치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도입됐다.
글나 대법원이 이를 위법이라고 판단하자 행정부는 새로운 법적 근거로 1974년 무역법 제122조를 활용해 관세를 다시 도입했다.
이 조항은 대통령이 최대 15% 관세를 최대 150일 동안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이다.
주 정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률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만으로 제122조를 적용하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리건주 법무장관 댄 레이필드는 성명을 통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국민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이지 불법 관세를 더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 혼란 초래” 주장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행정권을 활용해 무역정책을 추진하는 데 대한 가장 최근의 법적 도전이다.
주 정부들은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에게 부여되지 않은 관세 권한을 다시 행사했다”며 “헌법 질서를 흔들고 세계 경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백악관에 복귀한 뒤 미국 평균 관세율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동맹국과 교역 상대국에도 높은 관세를 부과해 수십억달러의 세수를 확보했다.
백악관은 소송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는 “행정부는 법정에서 대통령의 조치를 강력히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가 부여한 권한을 활용해 국제 지급 문제와 미국의 대규모 국제수지 적자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수입 3조달러 기대…대법원 판결로 감소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수입이 향후 10년 동안 약 3조달러(약 4335조원)의 재정 적자 감소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대법원의 IEEPA 판결로 관세 수입 전망이 약 2조달러(약 2890조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는 국가 부채 이자 비용 증가도 포함된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또 다른 장기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