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현대차그룹과의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인력 재투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미국 국무부 외교업무매뉴얼에 따라 단기 상용 B-1 비자 소지자의 근무에 문제가 없다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판단에서다. 조지아주 구금 사태로 얼어붙은 미국 내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등 현지 투자 사업이 다시 활기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이번 구금 사태 이후 숙소 대기하도록 했던 B-1 비자 소지자에 대해 정상 근무가 문제 없다고 공지하고, 업무 현장 복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당국은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급습해 300명 이상의 한국인 직원이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은 한 주 만에 시설에서 풀려났고, 지난 12일 인천공항에 도착하면서 구금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 사업은 사실상 중단했다.
대표적으로 해당 사태의 중심에 선 LG에너지솔루션은 여전히 B-1 비자 소지자에 대해 숙소 대기를 조치하는 등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직원에게 추석 연휴까지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등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당장 인력 재투입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사업 차질도 예상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구금 사태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HMGMA)을 건설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각각 배터리 합작 공장도 짓고 있다. 현재 두 합작 공장 모두 준공률 95% 안팎으로 설비 투입 등 막바지 단계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공장 준공 지연을 만회할 방법이 필요한데, 이를 SK온 합작 공장을 통해 사업 지연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60~70%를 SK온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이번 구금 사태를 계기로 SK온 비중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