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판이 벌어진 유세 현장, ‘오징어 게임’ 트레이닝복을 입은 대선 후보들, 캐릭터가 그려진 종이 위에 찍힌 투표 인증 도장까지. 서방의 주요 외신들은 한국이 대선을 치르는 유쾌한 방식에 주목하며 독특한 문화로 집중조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K팝과 브레이크댄스가 한국의 치열한 대선 경쟁에 활력을 불어넣다(K-Pop and Breakdance Power South Korea’s High-Stakes Presidential Race)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선거 운동을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선거 유세 중 대중가요를 개사해 사용하는 점이나 브레이크 댄스나 등 각종 군무를 선보이는 점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대선 캠페인에서 K팝이 단순한 문화가 아닌 정치적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양대 정당이 유권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K팝 히트곡을 활용하고 있다”며 “안무와 중독성 있는 가사를 정치적 메시지와 결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방송사가 개표방송에서 컴퓨터 그래픽(CG)을 이용하는 방식도 외신의 시선을 끌었다.
AFP통신은 두 대선 후보가 막힌 변기를 뚫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트레이닝 복을 입은 장면을 묘사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CG 영상을 “투표 집계를 재밌게 만들기 위해 엉뚱한 그래픽들이 총출동하는 한국의 개표방송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방송사들이 개표방송에 CG를 쓰게 된 배경에 대해 “K팝과 K드라마 전통을 활용해 정치를 재미있고 즐겁게 만들면 선거일에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그 스케일과 범위가 넓어졌다”고 AFP는 전했다.
청년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인증 종이’ 또한 한국만의 독특한 선거 문화로 자리 잡았다.
BBC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팬덤 아트가 담긴 맞춤형 종이를 사용해 투표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손에 도장을 찍는 대신 투표자의 개성이나 관심사가 담긴 종이에 도장을 찍는다”고 설명했다.
한 유권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투표하도록 격려하는 것뿐만 아닌 진지한 정치에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인증 종이를 만들어 배포한 한 창작자는 “유권자들이 서로 다른 결과를 바랄 순 있어도 이 과정을 즐기기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