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88)가 토요일(22일) 심각한 ‘천식성 호흡기 위기’를 겪으며 고농도의 산소 치료와 혈액 수혈을 받았다고 바티칸이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 의료진이 발표한 상태보다 더욱 악화된 것으로, 교황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티칸은 “교황께서는 아직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뉴욕 타임즈가 전했다.
교황의 입원 생활이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의 영적 지도자인 그가 회복할 수 있을지, 혹은 건강이 급격히 악화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그의 건강이 크게 쇠약해질 경우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처럼 사임을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교황이 선종하거나 사임할 경우,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추기경단 콘클라베가 소집될 전망이다.
토요일, 프란치스코의 최측근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장관(추기경)은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중요한 것은 추측이 아니라, 교황님의 건강과 회복, 그리고 바티칸으로의 복귀”라고 강조했다.
폐렴 악화, 수혈까지 진행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폐 감염으로 입원한 이후 양쪽 폐렴으로 발전했다. 교황은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제거한 병력이 있어,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상태다.
바티칸은 토요일 저녁 성명을 통해 “교황께서는 의식이 명료하고 팔걸이 의자에 앉아 계시지만, 어제보다 통증이 심하다”고 밝혔다. 수혈이 진행된 이유는 혈액 검사에서 빈혈과 관련된 저혈소판 수치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앞서 금요일, 교황의 주치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교황께서 자신의 연령을 고려해 죽음의 위험을 이해하고 계시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알피에리 박사는 교황의 의료진이 폐렴뿐만 아니라 복합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최적의 치료법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티칸 주치의 루이지 카르보네 박사 역시 “고령 환자의 경우 작은 변화에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입원 기록과 건강 상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이 네 번째 병원 입원이다. 2021년에는 대장 수술을 받았고, 2023년에는 호흡기 감염으로 입원했으나 사흘 만에 퇴원했다. 같은 해 여름, 탈장 수술을 위해 다시 입원한 바 있다.
알피에리 박사는 “복부 수술과 관련한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교황의 심장도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교황은 겨울철마다 독감과 기관지염으로 고생해 왔으며, 무릎 및 좌골신경통 문제로 인해 휠체어나 보행기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교황의 건강 상태에 따라 바티칸과 전 세계 가톨릭계의 향후 행보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