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미국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최근 하락세로 전환되며 부동산 시장에 미묘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행한 전방위적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린 데 따른 결과다.
4월 3일(현지시간) 기준,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이자율은 6.64%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소폭 하락했다. 이는 전년도 동기(6.82%)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하락이 단기적으로는 주택 구매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장기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관세 정책이 금리와 만났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전방위적 무역 조치를 발표, 특히 중국, 유럽연합(EU), 스위스를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높은 관세율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건축 자재 가격은 평균 9,200달러 상승할 것으로 예측, 이는 신축 주택 비용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제 전반에 대한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 회피 심리를 강화하며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06%까지 하락했다. 모기지 금리는 통상적으로 국채 수익률과 연동되기 때문에, 국채 강세장은 곧 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구조다.
부동산 시장, ‘호재와 악재’ 교차점에 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하락이 일시적인 구매 여력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관세에 따른 자재비 상승 및 경기 위축 가능성으로 전반적인 시장 위축 우려도 동시에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Flyhomes의 CEO 댄 리처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용 카드가 아닌 장기 정책으로 유지할 경우, 채권 수익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모기지 금리도 이에 따라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Nationwid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캐시 보스트잔칙은 “이번 관세 조치는 복합적이고 예측이 어려운 수준이며, 주요 국가들의 보복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망: ‘저금리의 기회’ vs ‘불확실성의 그림자’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이라는 단기 호재에도 불구하고, 자재 가격 상승과 경기 둔화, 공급망 충격 등의 중장기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기 위해선 금리 안정뿐 아니라 정책 일관성과 공급 측면의 신뢰 회복이 선결 과제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