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레드퍼드가 16일(현지 시각) 향년 89세로 별세한 가운데, 그에 대한 미국 유명인들의 추모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홍보사인 로저스&코완 PMK의 신디 별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레드퍼드가 유타주 자택에서 잠든 상태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구체적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로버트 레드퍼드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후 그와 오랫동안 여러 편의 작품으로 함께 한 동료 배우 제인 폰다는 AFP에 “오늘 아침에 밥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눈물을 멈출 수 없다”며 “그는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사람이고 모든 면에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가 계속 지켜내야 하는 미국의 가치를 상징하는 인물이다”라고 슬픔을 표했다.
제인 폰다는 로버트 레드퍼드가 단역으로 출연한 그의 상업 영화 데뷔작 ‘톨 스토리'(1960)의 여주인공으로 그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체이스'(1966) ‘맨발로 공원에'(1967) ‘일렉트릭 호스맨'(1979) ‘밤에 우리 영혼은'(2017) 등의 작품을 함께 했다.
정치인인 힐러리 클린턴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로버트 레드퍼드를 “미국의 진정한 상징”이라 일컬으며 추모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나는 언제나 로버트 레드퍼드를 존경해 왔다, 그가 배우와 감독으로서 이룬 전설적인 커리어만이 아니라 그 뒤의 행보들에 대해서 그랬다”며 “그는 환경 보호나 예술의 향유와 같은 진보적인 가치를 옹호했고, 새로운 세대 활동가와 영화인들에게 기회를 줬다”고 그의 업적을 높게 평했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그와 함께 호흡한 메릴 스트립은 “한 마리 사자가 세상을 떠났다, 사랑스러운 친구여 편히 쉬세요”라고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더불어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모든 면에서 영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배우, 감독, 프로듀서, 그리고 선댄스 영화제의 창립자로 그의 재능은 프레임을 통해 그리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흐를 것이다”라고 SNS에 애도의 글을 올렸다.
‘가이던즈 오브 갤럭스’와 ‘슈퍼맨’의 제임스 건 감독은 자신의 SNS에서 짧은 글로 레드퍼드의 별세를 슬퍼했다. 그는 “나는 그의 영화들을 보며 자랐다, 그의 조용하고 힘을 주지 않은 연기와 일관된 온화함, 그는 진정한 영화 스타였으며 큰 그리움으로 남을 것이다, 편히 쉬세요 로버트”라고 적었다.
로버트 레드퍼드가 창립한 선댄스 영화제 측 역시 “우리 창립자이자 친구인 로버트 레드퍼드의 별세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그가 문화 전반에 기여한 막대한 업적을 넘어서, 우리는 그의 너그러움과 뚜렷한 목적의식과 호기심, 반항 정신과 창조 과정에 대한 그의 사랑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그밖에 제이미 리 커티스와 콜맨 도밍고, 론 하워드 감독, 방송인 피어스 모건 등이 로버트 레드퍼드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1936년 8월 18일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레드퍼드는 1969년 서부극인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폴 뉴먼과 함께 출연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더 스팅'(1973)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1976)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 등이 있다.
또한 ‘보통 사람들'(1980)로 감독 데뷔, 오스카 감독상을 받았으며, 2002년 오스카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독립 영화 제작자들을 위한 선댄스 영화제를 공동 창립했다. 영화제의 이름은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그가 맡은 배역이자 실존 인물인 ‘선댄스 키드’에서 따왔다.
그는 지난 3월 방영된 드라마 ‘다크 윈즈’ 시즌 3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는 6년 만에 그가 배우로서 출연한 작품이었으며 생전 마지막 작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