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대다수가 ‘부유함’의 기준을 단순한 자산 규모가 아니라 경제적 안정과 생활의 질로 정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각) 금융 정보업체 고뱅킹레이트는 미국 투자사 피델리티가 최근 펴낸 ‘부의 이동성’ 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응답자의 71%가 부유함을 “월급에 의존하지 않는 삶”으로 정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57%는 “여행과 휴가를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것”을, 56%는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줄 수 있는 것”을 부의 기준으로 삼았다.
또 응답자의 49%는 “집을 소유하는 것”을, 41%는 “기부할 여유가 있는 것”을 부유함의 기준으로 꼽았다. 특히 고자산층에 소간 응답자들은 부유함의 기준으로 “여행과 휴가의 자유”를 가장 많이 선택(65%)했으며, “월급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그다음(54%)으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부를 판단할 때 단순히 소득 수준이나 소비 수준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재무 컨설팅 업체 골드라인 파이낸셜 서비스의 조던 망갈리만 대표는 “금융적 자유란 결국 자산이 생활비를 충당해 ‘일’이 선택 사항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계·재무 관리 업체 북스마트의 제니 그로버그 대표는 “사람들은 소득이 늘어나면 지출도 함께 늘리는 경향이 있다”며 “명품 소비나 호화로운 생활이 부의 지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유함을 “비상금이 충분히 마련돼 있고, 카드빚이나 자동차 할부금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전문가들은 부를 쌓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조기 저축’과 ‘부채 최소화’를 꼽았다.
그로버그 대표는 “소득의 20~30%를 자동으로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장기적인 부 축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용카드 대출, 감당하기 어려운 자동차 할부, 예산을 초과하는 주택 구입 등을 피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예산 관리도 중요한 요소다. 망갈리만 대표는 “자신의 소득과 지출을 정확히 파악하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며 “앱을 활용한 가계부 작성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그로버그 대표는 “부유한 사람들에게 좋은 금융 컨설턴트를 추천받는 것이 현명하다”며, “401(k)와 같은 연금 투자부터 시작하고 단기적인 고수익을 노리는 위험한 투자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망갈리만 대표는 “부를 쌓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융 지식을 쌓는 것”이라며 “개인 재무, 투자, 자산 관리에 관한 책과 온라인 강의를 활용해 기본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