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시장이 채용 속도가 크게 줄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용주는 현재 직원들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지만,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모습이 뚜렷해 향후 경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난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 고용 둔화 속 불안한 균형
미국 노동부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보면 6월 채용률은 3.3%로,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3.9%)보다 낮았다. 2021년 11월 4.6%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민 제한으로 노동력 공급이 줄었지만, 노동 수요도 감소해 ‘좁은 균형’ 상태라며 “만약 위험이 현실화하면 해고와 실업률 급증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월 신규 고용은 7만 3000명으로 전문가 예상치 11만 명을 크게 밑돌았고, 5월과 6월 고용 증가 수치도 하향 조정돼 월평균 신규 채용 수가 3만 5000명 선까지 떨어졌다.
◇ 노동력 쌓기에 따른 고용시장 취약
기업들은 경기 회복 시점에 미리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노동력 쌓기’ 현상을 보인다. 1963년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설명한 이 개념은 근로자 유지엔 긍정적이지만 신규 채용 감소로 노동시장이 취약해질 수 있다. 6월 해고율은 1%로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에 가깝지만, 채용 둔화는 고용시장 붕괴 위험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불안은 제조업 등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최근 제조업 활동이 9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연준은 9월 통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 실업률 상승과 전망
7월 미국 실업률은 4.2%로 6월 4.1%에서 소폭 올랐다. 실업자 수도 723만 6000명으로 증가하며 고용 시장 약화를 일부 반영한다. 노동 참여율은 62.2%로 2022년 이래 최저를 기록했고, 넓은 의미의 실업률인 U-6도 7.7%에서 7.9%로 올랐다.
존스홉킨스대 금융경제센터 연구원 존 파우스트는 “실업 위기일 때 고용 악화는 경제에 큰 충격을 준다”며 “노동시장이 불안한 지금 상황에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도 “일자리 감소는 한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고용 둔화와 노동시장 불균형은 국제 경제에도 영향을 끼쳐, 우리 경제에도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