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미국 동부 및 멕시코만 연안의 항만 노동자들이 새로운 6년 노동 계약을 압도적인 찬성률로 승인하며, 대규모 파업 위기를 피했다.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 노조 지도부는 지난 1월 미국 해사 연합(US Maritime Alliance)과 잠정 합의를 이뤘으며, 이후 연합 측이 이를 승인했다. 25일(현지시간) 조합원 총투표에서 99% 찬성률로 최종 승인되면서 계약이 공식 확정됐다.
임금 62% 인상… 사상 최대 규모의 협약
이번 계약에 따라 시간당 임금이 현재 39달러에서 63달러로 인상되며, 6년 동안 총 62%의 임금 상승이 이루어진다.
ILA 위원장 해럴드 대거트는 이번 계약을 “전 세계 항만 노동자 노조의 새로운 기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협상 과정이 매우 어려웠으며, 지난해 가을에는 3일간의 파업까지 감행해야 했지만, 앞으로 6년간의 노동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자동화 논란… ‘부분 도입’ 합의
항만 자동화 문제는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다. 노조는 반자동 크레인 등 기계 도입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반면, 항만 운영사와 해운업계는 “미국 항만이 로테르담, 두바이, 싱가포르 등 자동화된 항만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계약에 따르면, 항만 운영사들은 현대화 기술을 도입할 수 있으나, 반드시 추가 인력을 고용해야 하며, 완전 자동화는 허용되지 않는다.
EY 아메리카스 교통 부문 대표 브라이언 린치는 “이번 계약으로 항만의 자동화 문이 살짝 열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적 타격 피한 미국 물류망
ILA는 지난해 10월 3일간의 파업을 단행했으나, 협상을 위해 중단했다.
만약 파업이 장기화됐다면 보스턴에서 휴스턴까지 14개 주요 항만이 마비되면서, 미국 내 공장과 소매업체의 물류 비용이 급등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이번 계약은 3월 10일 주간에 공식 서명될 예정이며, 이후 발효된다.
백악관, 노조 지지 발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노조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를 통해 “나는 자동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절감되는 비용보다 노동자들이 입는 피해가 훨씬 크다. 특히 항만 노동자들에게는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