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자국 내 첫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을 목표로 여러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이미 베트남은 전자제품 제조 중심지다. 미국 인텔의 가장 큰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공장을 보유했다. 베트남은 여기에 더해 반도체 제조에 초점을 맞춘 파운드리 업체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부투탄 미-아세안 기업협의회 베트남 대표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최근 몇 주 동안 팹 운영사들과 6개의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 만남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기업 임원은 베트남이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GF)와 대만 3위 파운드리 업체 PSMC가 잠재적 투자자들과의 대화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논의 목적이 베트남 최초의 팹(Fab)을 건설하는 것이라면서 만약 건설이 된다면 자동차나 통신용 반도체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국빈 방문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지 한 달여만에 이뤄졌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과 새로운 공급망 구축과 반도체 산업 협력에 합의하며 중국 견제 행보를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 단계의 논의가 각 기업의 흥미도를 살펴보고 전력 공급과 기반 시설, 훈련된 인력의 수급 등 사업 환경과 잠재적인 보조금 지급 건에 관한 것이었다고 한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글로벌파운드리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기간 동안 비공개 사업 회의에 참석했으나 베트남에 대한 투자에는 즉긱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베트남 정부는 10년 안에 첫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 30일에는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 업체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베트남에 사업장을 둔 반도체 설계업체 시놉시스는 지난 29일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반도체 회의에서 “파운드리를 만드는 데 500억달러(약 68조원)가 들 수 있다”며 “각 공장에 500억~1500억달러의 지출 계획을 밝힌 중국과 미국, 한국, 유럽연합(EU)과 보조금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존 노이퍼 미국 반도체협회(SIA) 회장은 같은 회의에 참석해 “조립과 패키징, 테스트 등 베트남이 이미 강세를 보이는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라”고 베트남 정부에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