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라늄 폐수 하천에 방류…서해 방사능 오염 우려

Daily NK-북한이 핵무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우라늄 폐수를 강을 통해 남쪽으로 흘려보내고 있는 정황이 위성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해당 폐수가 한강하구와 서해로 유입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북한 황해북도 평산군에 위치한 우라늄 정련시설은 채굴한 광석을 농축 가능한 상태로 가공하는 핵심 시설이다. 이곳에서 생성된 폐수는 과거 침전지를 통해 일부 정화 과정을 거쳤지만, 최근 위성사진에는 침전지가 포화 상태에 도달해 폐수를 인근 하천으로 직접 흘려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해당 폐수는 평산 시설 내 침전지에서 2km 길이의 개울을 따라 흘러 예성강으로 유입되고, 이어 강화만과 한강하구를 지나 서해로 흘러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수 유출 경로가 명확하게 연결돼 있으며, 배출 구간에서는 어두운 색의 오염 흔적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특히 북한은 침전지 옆 제방 아래에 새로운 배수 터널을 뚫고, 이를 통해 폐수를 외부로 방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의 노후 파이프라인 누수와는 차원이 다른 고의적인 방류로 판단된다. 실제로 침전지 내부에는 검은 슬러지가 대규모로 쌓였고, 녹조가 번지며 표면이 녹색으로 변색된 모습도 확인됐다.

문제는 이 같은 폐수가 장기적으로 남한 수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성 사진상 방류된 폐수는 예성강을 따라 강화만과 경기만을 지나 서해로 직행하는 경로를 따르고 있다. 특히 한강과 예성강이 합류하는 하구 인근 수역은 민감한 생태 지역으로, 방사능 유입 시 광범위한 해양 오염이 우려된다.

북한의 해당 시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국제 사회의 감시 대상이었다. 2019년 한국 통일부는 한강과 서해에서 수질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상 징후는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노후 파이프라인의 누수 가능성만을 문제 삼았고, 지금과 같은 구조적인 배출 시설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핵폐기물의 무단 방류에 해당한다. 군사적 목적의 핵 개발과 맞물린 핵심 시설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인접 국가의 수역에 유입될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정부 차원의 정밀 조사와 국제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방사성 오염의 영향은 장기적이며,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즉시 한강 하구 및 서해 일대에서 정밀 수질 조사에 착수하고, 북한의 방사능 배출 행위를 규탄하는 외교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은 전 세계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폐수를 방류하고 있으며, 이는 명백한 도발 행위이자 환경 범죄로 간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