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지지율이 집권 이래 최저 수준인 23%로 급락했다. 증세 우려에 집권 자민당 파벌 내 비자금 조성 문제까지 겹치자 여론이 한층 더 싸늘해졌다.
일본 공영 NHK방송이 지난 8~10일 18세 이상 유권자 12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11월 조사보다 6%포인트(p) 떨어진 23%로 집계됐다.
이는 기시다 내각이 출범한 지난 2021년 10월 이래 최저치이며, 2012년 12월 자민당이 정권을 탈환한 이후로 봐도 가장 낮은 수치다. 20%대 지지율은 대체로 정권 유지의 ‘위험 수역’으로 여겨진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은 전월대비 6%p 오른 58%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정책에 기대를 가질 수 없어서’가 5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실행력이 없어서’가 26%, ‘인품을 신뢰할 수 없어서’가 11% 등이었다.
이번 지지율 급락은 최근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중심으로 비자금 조성 혐의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여파로 보인다.
지난 8일 아사히신문은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이 2022년까지 5년간 자신이 소속한 자민당 내 아베파(세이와정치연구회)가 주최하는 정치자금 모금 파티에서 초대권 판매 수익의 초과분인 1000만엔을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고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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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쿄 관저 회의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입을 굳게 다문 채 퇴장하고 있다. 2023.11.02/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다카기 쓰요시 국회대책위원장도 같은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각 계파에 정치자금 모금행사를 자제하도록 요청하고 자신이 이끌던 기시다파에서 스스로 이탈했다.
NHK 여론조사도 이 대응에 대한 평가를 물었으나 66%는 ‘너무 늦었다’고 답했고, ‘적절하다’고 답한 이들은 22%에 그쳤다.
자민당 지지율 또한 2012년 12월 자민당 재집권 이래 처음으로 30%를 밑도는 29.5%로 나타났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은 전달대비 2.7%p 올라 7.4%가 됐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집권 이래 최저수준을 달리고 있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지난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2.5%로 전달 대비 5.3%포인트(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지지율은 71.9%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