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좌초된 퀸제누비아2호에 탑승한 267명이 사고 3시간 10분 만에 전원 구조됐다.
여객선이 침수되거나 기울지 않아 인명피해는 부상자 3명에 그쳤다.
이 여객선은 고장이 잦았고 운항 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목포해경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17분쯤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2만 6000톤급 퀸제누비아2호 여객선이 좌초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여객선은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올라선 상태였다.
내부에는 승객 246명(성인 240명, 소아 5명, 유아 1명)과 승무원 21명이 타 있었다.
해당 선박에는 제주도에서 화물차가 다량 선적됐고 탑승객 상당수는 화물차 기사로 전해졌다.
오후 4시 45분쯤 제주를 출발한 여객선은 오후 9시쯤 목포에 도착할 예정으로 도착 시간을 40여분 정도 남겨둔 상태에서 사고가 났다.
사고 충격으로 내부 편의점 가판대는 엎어져 물건 등이 나뒹굴었다.
여객선 탑승객 40대 A 씨는 “가만히 있었는데 ‘쿠구궁’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흔들렸다”며 “사고 초기 엄청 우왕좌왕하고 놀랐다”고 사고 당시의 긴박감을 전했다.
승객들은 ‘배에서 쾅 소리가 난 후 배가 기울었다’며 SNS를 통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다만 여객선 내부로 물이 차거나 화재가 날 징후는 없었다. 기울기 역시 문제가 없고 해상도 비교적 잔잔했다.
해경은 경비함정 17척과 연안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서해특수구조대 등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
우선 노인과 어린이, 여성 등을 먼저 해경함으로 옮겨 태워 목포해경전용부두로 이송했다.
남은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찬 채 갑판 위에서 구조를 기다렸다.
해경은 오후 11시 27분쯤 퀸제누비아2호에 탑승한 승객 246명(성인 240명, 소아 5명, 유아 1명)과 승무원 21명 등 탑승자 267명을 모두 구조했다.
사고 발생 3시간 10분 만이다.
탑승객 중 3명은 허리 통증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승무원 21명은 선내에 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지에 도착한 승객들은 전남도가 확보한 숙소로 이동하고 있다.
30대 여성 탑승객 B 씨는 “선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몸이 밀리면서 굉음이 났다. 모두 무사 구조됐다고 해서 너무 다행”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상자는 대기 중인 구급대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편 퀸제누비아2호는 과거 인천~제주 항로를 오가던 ‘비욘드트러스트호’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욘드트러스트호는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지난 2021년 12월 인천~제주 항로에 취항했다.
그러나 엔진 이상 등으로 모두 6차례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총 운항 기간은 1년이 채 안된다.
비욘드트러스트호의 선사인 하이덱스 스토리지는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2023년 12월 말 여객선을 씨월드고속훼리에 넘긴 후 면허를 반납했다.
이후 퀸제누비아2로 이름이 바뀐 이 여객선은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14.5m, 2만6000톤 규모로 1010명의 여객과 480여대의 차량(승용차 기준)을 싣고 최고 24노트의 속력으로 운항할 수 있다.
뉴스1이 확보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선 운항관리규정을 보면 이번 사고지점은 해당 여객선의 항로상 위험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선박 운항에 험한 항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여객선엔 선박자동식별장치와 자동조타장치, 음향 측심기가 설비돼 있는 점을 보면 단순 항로 이탈은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경은 선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