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보도에 의하면, 앨라배마 주 모빌 카운티 셰리프 폴 버치(Paul Burch)의 자택에 설치된 ‘이민세관단속국(ICE)’ 테마 핼러윈 장식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장식물에는 ICE 요원 복장의 해골이 솜브레로와 폰초를 입은 해골들을 쫓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일부는 철조망 위를 넘는 포즈로 연출돼 있다.
■ “멕시코인 조롱 같았다”… 라티노 언론 대표의 비판
플로리다 펜서콜라에서 70마일을 달려 현장을 직접 찾은 그레이스 렌센데즈 맥캐퍼리(Grace Rensendez McCaffery)는 이 장식을 보고 “슬프고 시대를 거꾸로 돌린 듯한 장면”이라며 “멕시코계 이민자들을 조롱하는 묘사로 느껴졌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라티노 미디어 걸프 코스트 대표이자 히스패닉 자원센터 창립자로, “이런 연출은 지역사회 내 공포와 적대감을 증폭시키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 라틴 페스트 앞두고 “이민 단속 강화” 우려도
논란은 모빌 도심에서 열릴 ‘라틴 페스트(Latin Fest)’를 불과 며칠 앞두고 터졌다.
최근 모빌과 볼드윈 카운티 일대에서 이민단속국(ICE) 활동이 강화된 정황이 보도되면서, 일부 라티노 커뮤니티는 축제 기간 단속이 이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버치 셰리프는 “우리 사무실은 국토안보부 및 ICE와 협력하지만, 라틴 페스트와 관련된 단속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범죄 전력이 있는 개인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부수적으로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이 체포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 셰리프 부인 “풍자적 장식일 뿐… 남편과 무관” 해명
버치 셰리프는 직접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그의 부인 미셸 알폰소 버치(Michelle Alfonso Burch)는 변호인을 통해 “매년 시사적 주제를 담은 핼러윈 장식을 제작해왔다”며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이번 장식은 제 쿠바계 배경과 연방 이민 정책의 변화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남편은 잔디만 깎았을 뿐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제 부모님은 합법 이민자였고, 제 가족 중 다수도 이민자입니다. 곧 새로운 주제의 장식을 만들 예정입니다.”
그러나 맥캐퍼리는 “누가 만들었는지가 문제가 아니다. 이민자나 히스패닉 배경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타인을 조롱하는 표현은 공동체를 분열시킨다”고 반박했다.
■ “두려움 아닌 공존의 메시지로” — 라틴 페스트 관계자 입장
논란에도 불구하고 히스패닉 아메리칸 비즈니스 협회(HABAGC)의 실비아 레사(Silvia Lessa)는 “이번 축제는 공포가 아닌 연대와 수용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 공동체가 서로를 존중하고, 두려움이 아닌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