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오늘 미국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면 누구에게 투표할지 묻는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른 응답이 47%로, 조 바이든 대통령 43%에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미국 전역의 등록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7%에 그쳤다.
이는 WSJ가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 최저치로,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무소속이나 소수당으로 출마하겠다는 다른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가상 대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7%의 지지율을 얻어 1위였고, 바이든 대통령은 31%을 기록했다. 양자대결에서보다 격차가 오차범위 바깥으로 더욱 벌어졌다.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8%, 무소속 코넬 웨스트와 조 맨친 연방 상원 의원이 각각 3%,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는 2%를 기록했다.
아직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4%였다.
WSJ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여론이 이같은 낮은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개인적인 삶에 도움이 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유권자는 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의 53%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어젠다에 실망감을 표했다.
트럼프 전 정부 시절의 정책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49%로 절반에 달했다.
부정적인 응답은 37%로, 트럼프 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10%포인트나 높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울러 경제정책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 주요 현안 해결 능력 관련 질문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앞섰다.
이처럼 우위를 점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을 연일 건드리며, 자신의 지지율을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폭스뉴스와의 타운홀미팅에서 “나는 그가 육체적으로 건강하다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신적으로는 똑같이 나쁘고 어쩌면 더 나쁠 수도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고착화 양상에, 미 주요 언론들과 정치권에선 그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독재’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 그는 “첫날에만 독재자가 되겠다”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