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 매체 인크(Inc.) 기고문에 의하면,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가 2월 1일부로 최고경영자 교체를 단행하며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을 끝으로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가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이날부터 존 퍼너가 새 최고경영자로 공식 취임했다. 시점상 이번 변화는 월마트의 체질 전환이 본격화되는 ‘절묘한 순간’에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마트는 현재 미국 내에서만 약 160만 명을 고용한 최대 민간 고용주다. 이는 월마트가 단순한 소매업체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노동시장인 동시에 물류망, 그리고 미국 경제의 일상적 기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월마트의 시작은 1962년 7월 2일, 창업자 샘 월턴이 아칸소주 로저스에 문을 연 첫 매장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많은 대기업이 수십 년을 넘기지 못하고 쇠퇴하는 것과 달리, 월마트는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생존을 넘어 재도약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아마존이 ‘미래’로 불리던 시기, 월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에 의존하는 ‘공룡 기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월마트는 오히려 전국에 촘촘히 깔린 매장과 기존 인프라를 약점이 아닌 강점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표 사례가 멤버십 서비스 ‘월마트 플러스’다. 아마존 프라임이 2005년 시작된 반면, 월마트 플러스는 2020년에야 전국 확대를 이뤘지만, 현재는 충분히 경쟁 가능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월마트 측은 “미국 인구의 약 90%가 월마트나 샘스클럽에서 10마일 이내에 거주한다”고 밝히며, 오프라인 거점을 기반으로 한 초고속 배송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월마트는 배송 시간을 ‘며칠’이 아닌 ‘몇 시간’ 단위로 끌어내렸고, 드론 배송 역시 공상과학이 아닌 실사용 단계로 접근하고 있다. 얼음을 10분 만에 배송한다는 발상은 다소 과장처럼 들리지만, 월마트가 그리는 미래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맥밀런 재임 기간 동안 월마트 주가는 300% 이상 상승했고, 기업가치가 1조 달러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월마트는 전자상거래, 물류 자동화, 기술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고, 전통적으로 매장 운영 출신이 맡던 요직에 전자상거래·공급망·기술 전문가들을 전면 배치했다.
이번에 취임한 존 퍼너 최고경영자는 월마트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내부 인사로, 기존 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급격한 방향 전환보다는, 속도를 더 높이는 계승형 리더십”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고문은 특히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두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고 분석했다. 첫째, 오래된 자산과 구조도 전략적으로 재설계하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하나의 거대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것보다 여러 강자가 경쟁하는 환경이 소비자와 중소사업자 모두에게 유리하다는 점이다.
60년이 넘은 거대 기업이 다시 ‘빠르게 움직이는 법’을 떠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면, 그것이 바로 이번 월마트 변화의 핵심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