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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원유 수출 97% 급감… 호르무즈 재개 전망과 한국 영향

이란 면제 선언 후 첫 유조선 통과… 아시아 정유사들 안전 조건 확인 중 한국 이라크산 원유 수입 비중 11%… 정유·석유화학 업계 비용 상승 불가피

서배너코리안타임즈 | Savannah Korean Times by 서배너코리안타임즈 | Savannah Korean Times
4월 7, 2026
in 국제, 미국 / 국제, 정치, 최신뉴스, 한국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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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인질극’ 질린 걸프국, 봉쇄 불가 ‘육지 송유관’ 만든다

이란이 쥔 ‘통행 열쇠’, 아직 완전히 열리지 않았다. 이란이 이라크산 원유 수송 선박에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시아 주요 정유사들은 여전히 안전 조건 확인에 나서며 전면 선적 재개를 보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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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가까이 사실상 끊겼던 이라크 해상 원유 수출의 숨통이 트일 기미를 보이면서도, 시장에는 조건부 해제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란의 ‘면제 선언’… SOMO는 24시간 내 선적 일정 요청

이란 군 통합사령부 대변인 에브라힘 졸파가리는 지난 5일(현지시각) 이란 관영 매체를 통해 “이라크는 호르무즈 해협에 부과한 어떠한 제약에서도 면제된다. 제한은 적대국에만 적용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면제 대상이 선박인지 화물인지, 어떤 국적의 유조선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라크 국영 석유 마케팅 기구(SOMO)는 이란의 발표 직후 구매자들에게 “이라크산 원유는 잠재적 제약에서 면제된다”고 통보하고, 선박 정보와 계약 물량을 담은 선적 일정을 24시간 내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바스라를 포함한 모든 선적 터미널이 “완전 가동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이라크산 원유 약 1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오션 썬더’가 이란 발표 직후 해협을 빠져나갔다. 이 유조선은 이란 영해에 가까운 북쪽 좁은 항로를 이용했으며, 이달 중순 말레이시아 펭거랑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선박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 자회사가 용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아시아 정유사 관계자를 인용해, 이들이 이라크가 자국 유조선을 직접 제공함으로써 추가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 등 구체적인 조건을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수출 97% 증발… 이라크가 걸어온 대체로의 험로

가장 좁은 지점 폭이 34㎞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오가는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다.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20%가 이 수로를 통과하며, 2024년 기준 이 해협을 지나는 원유 선적량의 약 84%가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으로, 국가 재정 수입의 약 90%를 원유 수출에 의존한다. 수출 물량 대부분은 남부 바스라 터미널을 거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나가는 구조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 이후 이란이 해협 통행을 사실상 차단하면서 이라크는 수출 대동맥이 막혔다.

블룸버그통신 집계로는 지난 3월 이라크의 원유 수출량이 이전 달보다 97% 급감해 하루 평균 9만 9000배럴에 머물렀다. 수출로가 막히자 유전 내 저장 탱크는 한계에 다다랐고, 이라크는 루마일라 유전에서 하루 70만 배럴, 서부 쿠르나 2 유전에서 46만 배럴, 마이산 유전에서 32만 5000배럴을 각각 감산했다.

전체 생산량은 평시 하루 42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 수준까지 쪼그라든 상태다.

이라크는 해상 봉쇄 속에 대체 경로 확보에 안간힘을 썼다. 지난달 17일 쿠르드자치정부(KRG)와 쿠르디스탄 자치구를 거쳐 튀르키예 제이한 항구로 원유를 운송하는 방안에 합의해 하루 약 30만 배럴 규모의 출구를 뚫었다.

이달 2일에는 시리아를 경유하는 유조차를 이용한 육로 수출도 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회로는 전체 수출 규모의 일부를 채우는 데 그쳤다.

한국 정유사도 촉각… ‘이라크발 공급 공백’ 파장

이번 사태는 한국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발표한 2024년 국내 석유수급 통계에 따르면 국내 원유 수입량 가운데 중동산 비중은 71.5%에 달한다.

한국무역협회 집계로는 이라크산 원유가 전체 원유 수입의 10.9%를 차지해 사우디아라비아(34.2%), 아랍에미리트(11.7%)에 이어 3위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16일 발표한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가 한국 제조업 전반의 생산비 상승과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석유제품 산업의 생산비 증가율은 6.30%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으며, 화학제품 산업은 1.59%의 비용 상승 압박을 받는 것으로 추산됐다.

에너지 관련 학계에서는 중동 원유의존도를 50%대까지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분석했으며, 단순한 재생에너지 전환이 아닌 ‘안보 비용’을 반영한 에너지 조달 전략의 전면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은 최근 일주일 새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후 상선 16척이 해협을 빠져나갔고, 7일 이동평균 통행량은 전쟁 발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쟁 이전 대비 유조선 통행량은 여전히 약 70%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150척 이상의 선박이 해협 밖에서 대기 중이다.

이란의 이번 조치가 ‘이라크 특별 면제’를 넘어 전면적 해제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군사·외교적 변수에 달려 있다.

이란이 선택적 면제를 유지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은 단순한 물류 통로가 아닌 지정학적 협상 수단으로 계속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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