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에 대비해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라크 내 일부 직원의 철수를 승인했고, 국방부는 중동 전역에서 군인 가족들의 출국을 허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에 큰 기대를 두지 않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는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몇 달 전과 비교해 지금 나의 확신은 약해졌다”며 “거래가 성사될 것이란 자신감이 작아졌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정보 당국자들 사이에선 이스라엘이 미국의 동의 없이 이란의 핵시설 타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 협상을 무산시키고, 역내 미국 자산에 대한 이란의 보복을 불러올 것이란 게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외교적 타결을 추진하고 있는데도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새로운 정보를 미국이 입수했다고 복수의 미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공격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분명한 결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그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이란 공격 계획에 반대 입장을 전했다고 언급하면서 “이번에는 그를 막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이란 자산의 공격 범위 내에 있는 모든 대사관에 비상 위원회를 소집하고 논의된 위험 대비책을 워싱턴에 알릴 것을 명령했다. 이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라크 내 비필수 인력의 출국을 11일 승인했다. 또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중동 전역에 있는 기지로부터 모든 군인 가족의 “자발적 출국”을 승인했다.
중동의 한 고위 외교관은 WP에 “우리는 우려를 갖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밤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중동이) 위험한 곳이 될 수 있다. 우린 떠나라고 통지했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은 12일 워싱턴 의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별다른 설명 없이 전날 밤 일정을 연기했다. 한 소식통은 NBC 방송에 “쿠릴라는 이 전개되는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 지역 해운을 감시하는 영국의 해상 무역 기관은 페르시아 만(아라비아 만)과 오만 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 선박들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을 오는 15일 오만에서 만나 6차 핵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 관리들은 밝혔다. 다만, WP는 이 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아라그치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말아야 한다는 트럼프의 요구는 “우리의 독트린과 사실상 일치하며, 협상의 중요한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평화적 성격을 보장할 수 있는 합의가 빠르게 체결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위트코프는 협상 초기에 이란이 민간 목적으로 소량의 저농축 우라늄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어떤 종류의 타협이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후 행정부는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달 31일 이란에 전달한 핵 협상안 문서에는 제한된 저농도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어떠한 형태도 절대 용납 불가능하며 모든 핵관련 시설은 해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NBC는 “이스라엘이 수일 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도록 잠정 합의할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일방적 타격에 더욱 진지해졌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