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itol Beat News Service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 주의회가 선거 보안 문제를 다루기 위한 다섯 번째 청문회를 열었지만, 논의는 끝내 정당 간의 불신과 정치적 대립만을 재확인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선거 데이터 관리의 안전성을 문제 삼으며, 특히 여러 주 정부가 유권자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 ‘ERIC(Electronic Registration Information Center)’ 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은 공화당이 초청한 증인들의 전문성과 발언 의도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ERIC, 개인정보 안전한가”… 공화당 “신뢰 못한다”
ERIC은 미국 각 주가 서로 유권자 등록 정보를 비교·공유해 중복 등록이나 이중 투표를 막는 협력 시스템으로, 현재 조지아를 포함해 20여 개 주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이 시스템이 “유권자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공화당 마틴 몬타한 의원(R-Dallas) 은 “ERIC의 로그인 절차가 내 Gmail보다도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이에 ERIC 전무이사 셰인 햄린(Shane Hamlin) 은
“모든 데이터는 비가역 암호화 방식으로 저장되며, 접근 권한을 가진 직원은 단 두 명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ERIC은 초당적 비영리기관으로 10년 넘게 중복투표를 차단해 온 검증된 시스템”이라며 “음모론적 의심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지아 공화당 내에서는 지난해부터 ERIC 탈퇴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2023년 이후 아이다호, 텍사스, 플로리다 등 9개 공화당 주가 ERIC을 탈퇴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민주당 “전문성 없는 증인 초청은 정치적 의도”
청문회 도중 가장 격한 공방은 민주당 사이라 드레이퍼 의원(D-Atlanta) 과 공화당이 초청한 회계사 에릭 크리스텐슨(Erik Christensen) 간의 질의응답에서 벌어졌다.
드레이퍼 의원은 “당신은 선거를 관리한 경험도, 투표소에서 일한 적도 없다”며 증언 자격을 문제 삼았다.
이에 크리스텐슨은 “숫자는 숫자일 뿐이다. 투표 집계는 단순한 계산 문제”라고 응수했지만, 드레이퍼 의원은 “이는 정치적 불신을 조장하기 위한 발언”이라며
공화당이 선거 불복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뢰의 문제, 누가 이겼느냐에 따라 바뀌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선거 결과를 둘러싼 양당의 이중 잣대도 지적됐다.
공화당 의원들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패한 뒤 민주당이 승복을 요구했던 것처럼, 2018년 주지사 선거에서 스테이시 에이브럼스가 패배 후 불복했던 사례 역시 신뢰 훼손의 한 예”라고 맞받았다.
이에 민주당은 “ERIC 탈퇴 움직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불복 여파로 인한
감정적 대응”이라고 반박했다.
드레이퍼 의원은 “정치적 계산으로 검증된 시스템을 버리면 오히려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자투표 불신 여전… 재래식 투표로 돌아가야” 주장도
공청회 후반부 시민 발언대에서는 “전자투표 시스템은 유권자의 실제 의사를 완전히 검증할 수 없다”며 재래식 투표와 수작업 개표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일부 지방 선거관리관들은 “현재 시스템이 완전하진 않지만 조지아의 선거 결과는 전반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 입법 논의 예고… “선거 불신 해소는 여전히 요원”
이번 청문회는 공화당이 주도하는 ‘선거보안 연구위원회’의 다섯 번째 회의로, 위원회는 내년 주의회 회기에서 새로운 선거 관련 법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연이어 개정된 선거법에도 불구하고 유권자 신뢰 회복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 분석가들은 “공화당은 선거 불복 여론을 다독이는 동시에 데이터 관리 체계 개편 명분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며,
“내년 주의회는 ‘신뢰 회복 vs 정치적 이용’ 논쟁이 다시 맞붙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