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보수 성향 청년운동가이자 터닝포인트USA(Turning Point USA) 대표였던 **찰리 커크(31세)**가 지난 11일 피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책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곧바로 “급진 좌파의 소행”이라 규정했으며, 공화당 내 일부 인사들은 “좌파와 언론이 폭력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양측 모두 자제를 촉구하며 갈등 확산을 경계했다.
연방 당국은 22세의 타일러 로빈슨(유타주 출신)을 체포했으며, 그는 정당 소속은 없으나 최근 정치적 발언이 늘고 커크를 비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된 탄피에는 “파시스트, 받아라”와 같은 조롱성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전문가들 “폭력 정당화 분위기가 문제”
시카고대학 로버트 페이프 교수는 “지금의 책임 떠넘기기는 폭력 악순환의 전형”이라며 “극단적 언어가 불안정한 개인들을 행동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타운대학 브루스 호프만 교수 역시 “최근 사건들은 특정 이념에 묶이지 않은 ‘허무주의적 폭력 극단주의(Nihilistic Violent Extremism)’ 양상으로, 온라인 문화와 결합해 더욱 예측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매사추세츠 로웰대 아리에 퍼렐링거 교수는 “정치인들이 상대를 ‘악마화’하는 극단적 언어를 써야 정치적 이익을 얻는 구조가 폭력을 키운다”고 분석했다.
갈등 확산 우려
일부 보수 인사들이 “전쟁”을 언급하며 보복을 주장한 반면, 민주당 지도부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은 진영 대립을 자제하자고 호소했다. 공화당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 역시 “정치적 긴장을 낮추자”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급진 좌파가 문제”라며 일방적 비난을 이어가, 정치적 긴장 고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 폭력, 불안정한 사회 반영
반유대차별연맹(ADL)에 따르면 2022~2024년 사이 발생한 61건의 정치적 살인은 극우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좌파·이슬람 극단주의에 의한 사건도 나타나며 정치 폭력이 특정 진영에 국한되지 않고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페이프 교수는 “정치 폭력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40%는 정신적 질환을 가진 경우”라며 “정치적 폭력이 사회적으로 지지받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이들이 ‘공동체를 위한 행동’이라고 착각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