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4개월 만에 맞는 최장 10일간의 긴 연휴가 시작하면서 정치권 핵심 인사들과 현안들이 민심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갈 전망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동안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함께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각종 개혁 정책이 밥상머리 화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관심은 단연 이 대통령에게 쏠린다. 그는 지난 6월 4일 취임 이후 4개월간 한미 관세협상, 검찰개혁,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자주국방 구상 등 주요 국정과제를 순차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 강경파 의원들을 앞세운 개혁 드라이브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고공 행진하던 지지율이 최근 주춤하고 있다. 이번 연휴를 기점으로 지지율이 어떤 흐름을 타는지에 따라 향후 국정동력 확보 여부가 갈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은 지지율이 횡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여당의 사법부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여부 등 민감한 현안이 이어질 경우 하락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청래 대표는 취임 당시 약속했던 “추석 귀향길 라디오 뉴스에 ‘검찰청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려주겠다”는 발언을 현실로 만든 점이 당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직무수행 평가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양당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민주당 우위)임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연휴 이후 사법·언론 개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은 대통령이 가져가고 비판은 내가 받겠다”는 취임 일성처럼 물러설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연휴 기간 이같은 정 대표를 향한 국민의 평가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하며 주목도가 높아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약 6년 만에 당의 장외투쟁을 진두지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연휴는 그의 대표 취임 이후 대여(對與) 투쟁력을 본격적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추석 밥상에 오를 핵심 이슈로는 △검찰청 해체를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을 앞세운 민주당의 사법부 공세 △형법상 배임죄 폐지 논란 △조지아주 구금 사태를 비롯한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 △코스피 상승세와 서울 집값 등 경제 현안이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민주당 시도당위원장들은 전날(2일) 위원장직 사퇴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추석 연휴 지역민들과의 접점을 늘리며 내년 광역단체장 출마 채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