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저명한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의 케이(K)팝 그룹이 현실의 아이돌을 초월했다며 K팝의 확장성을 집중 조명했다.
WSJ은 20일(현지시간) 넷플릭스 글로벌 1위 영화 ‘K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배경을 설명하며 가상의 K팝 그룹이 현실의 아이돌을 뛰어넘는 새로운 현상을 조명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케데헌의 캐릭터들은 음원차트 최고를 찍은 최대 K팝 밴드지만 실존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초현실적이라고 WSJ은 표현했다. 케데헌 영화 속의 가상 보이그룹(사자보이스)과 걸그룹(헌트릭스)이 미국의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는데 이는 현실의 BTS나 블랙핑크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WSJ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월간 스포티파이 K팝 청취자 수는 1만 명에 불과했지만 케데헌 이후 2000만 명에 달한다.
WSJ은 어린 자녀들과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린 미국 40대 아버지의 일화를 소개하며 K팝 콘텐츠가 세대, 국경을 넘는 감정적 경험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했다.
WSJ이 취재한 40대 아버지는 케데헌 이전까지만 해도 K팝이 “화려한 상품”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녀들과 케데헌을 두 번 더 보고 헌트릭스 티셔츠, 사운드트랙까지 구매했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케데헌을 통해 기존의 K 팬덤이 ‘악개'(akgae, 악성 개인팬)와 같은 부정적 요소가 줄고 갈등, 죄책감 없이(guilt-free) 유연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인공지능(AI)과 가상 아이돌의 부상은 “K팝 업계의 오랜 꿈”으로 “병들지 않고 늙지 않는 아이돌”이라는 UCLA 대학 교수의 발언을 WSJ은 전했다.
WSJ은 케데헌의 사자보이스 중에서 얼굴을 가린 멤버 ‘미스터리’ 노래를 불렀던 실존 인물 우현우가 아이들과 노래를 불렀던 실화를 소개하며 가상 캐릭터도 팬들과 감정 공유가 가능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