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은 3일(현지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라질 국가대표팀 유니폼이나 보우소나루 소속 정당의 색상인 녹색과 노란색 옷을 입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 중 일부는 이스라엘 국기나 미국 성조기를 들었고, 보우소나루와 각별한 사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러시아 공무원들의 대규모 횡령 사실을 폭로한 뒤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사망한 러시아 세무사인 세르게이 마그니츠키의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 미국은 그의 이름을 따 해외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 행위를 제재하는 ‘마그니츠키법’을 시행하고 있다.
시위대는 보우소나루의 재판을 담당하는 알렉상드르 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을 규탄하는 구호도 외쳤다. 모라이스는 보우소나루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마그니츠키법에 근거해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받았다.
법원 명령에 따라 오후 시간과 주말에 외출이 금지되고 전자팔찌를 착용 중인 보우소나루는 시위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시위에서는 보우소나루가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는 이유로 오는 6일부터 브라질에 5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업인인 파울루 로베르토(46)는 AFP에 “징벌적 관세는 불가피한 악”이라며 “미래에 더 큰 자유와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려면 안타깝지만 몇 걸음 뒤로 물러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조기를 두르고 시위에 참석한 교사 마리스텔라 두스 산투스(62)도 관세 부과에 “100% 동의한다”며 관세보다 “브라질이 베네수엘라처럼 되어 슈퍼마켓에서 먹을 것을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더 우려한다고 말했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는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접전 끝에 룰라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이후 그는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의 국회의사당에서 일으킨 폭동을 기획하고 계엄령을 선포하려는 등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