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홍역 확산… 백신 미접종 아동 첫 사망
미국 서부 텍사스에서 발생한 홍역 확산으로 백신을 맞지 않은 한 아동이 숨졌다. 이번 사망은 지난달 말 시작된 이번 발병 사례 중 첫 번째 사망자이며, 미국에서 2015년 이후 첫 홍역 사망 사례다.
첫 희생자는 백신 미접종 학령기 아동
텍사스주 보건국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망자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학령기 아동이며, 지난주 입원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고 밝혔다.
루보크 보건 당국도 사망 사실을 확인했으나, 신원이나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번 사례가 미국 내 2015년 이후 첫 홍역 사망임을 공식 확인했다.
텍사스 9개 카운티 확산… 30년 만의 최악 사태
현재 서부 텍사스의 홍역 확산은 9개 카운티에서 124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되며, 지난 30년간 텍사스에서 가장 큰 규모로 번졌다.
이웃한 뉴멕시코 동부 지역에서도 9건의 홍역 사례가 확인됐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보건복지부 장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내각 회의에서 “이번 홍역 발병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며, 연방정부 차원의 대응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텍사스 주지사 “모든 대응 자원 투입”
텍사스 주지사 그렉 애벗의 대변인 앤드루 마할레리스는 “어린아이의 사망은 큰 비극”이라며, “애벗 주지사와 부인은 유가족과 루보크 지역사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주 정부는 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역학조사팀과 백신 접종팀을 현장에 투입했다”면서 “매일 현황 보고와 지역 보건 당국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전역 백신 접종률 감소… 홍역 확산 우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전역에서 백신 접종률이 감소했으며, 대부분의 주가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한 ‘95% 집단면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홍역은 2019년 미국에서 30년 만에 최악의 확산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도 시카고에서 60건 이상의 홍역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서부 텍사스, 백신 기피 지역… “지역사회 이동으로 감염 확산”
이번 발병은 서부 텍사스의 기독교 ‘메노나이트’ 공동체 내에서 집중 발생했다.
이 지역은 작은 마을들이 넓은 유전 지대에 흩어져 있으나, 교회·직장·장보기 등의 이유로 주민 이동이 잦아 홍역이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텍사스주 보건 당국에 따르면, 홍역 확진자의 대부분은 18세 미만 아동이다.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백신은 생후 12~15개월 사이 1차 접종, 4~6세 사이 2차 접종이 권장되며, 미국 내 공립학교 입학 시 필수 접종 항목이다.
특히 홍역이 가장 심각한 게인즈 카운티에서는 K-12(유치원~고등학교) 학생의 14%가 최소 한 가지 필수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홍역의 위험성과 대응 조치
홍역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며,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서 2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다.
CDC에 따르면,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 감염자와 접촉할 경우 90% 이상 발병 가능성이 있다.
홍역은 대부분의 어린이가 회복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폐렴, 실명, 뇌염, 사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CDC는 “텍사스 보건 당국과 협력해 기술 지원, 실험실 검사, 백신 공급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현재는 텍사스 보건국이 중심이 되어 감염 확산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보크에서는 26일 오후 홍역 확산 및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공식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