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새로운 고율 관세로 인해 글로벌 해운 산업이 전례 없는 불확실성과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약 54%의 관세와 아시아 주요 수출국에 대한 최소 10%의 관세 부과는 글로벌 무역 흐름을 뒤흔들며 운송 수요를 급격히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17일(현지시각) 마린타임페어트레이드가 보도했다.
무역 전쟁 보복과 수입 비용 상승
4월 9일부터 시행된 이번 관세 조치는 즉각적인 무역 보복을 촉발했다. 중국은 이미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프레이토스 그룹(Freightos Group)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관세는 적용 범위가 광범위해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미국의 수입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수입 비용 상승은 결국 미국의 수출 수요 감소로 이어져 농업 및 제조업 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NYK, 코스코(COSCO), 마에르스크(Maersk) 등 글로벌 해운사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컨테이너 물동량 ‘절벽’ 우려
많은 수입업체가 관세 인상을 예상하고 재고를 미리 확보하면서 일시적으로 화물량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나, 전문가들은 이를 ‘폭풍 전야’로 보고 있다.
초기 혼잡이 해소되면 수입업체들이 주문을 대폭 줄이면서 컨테이너 물동량과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18~2019년 무역 분쟁 당시 관찰된 ‘저조한 피크 시즌’의 재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운 분석 기관 빔코(BIMCO)는 이번 관세로 인해 미국의 수입 증가세가 멈출 경우, 글로벌 해운 부문의 컨테이너 부피 증가율이 0.5%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무역 1% 감소… 글로벌 경제 안정성 위협
세계무역기구(WTO)는 이번 관세 조치가 2025년까지 전 세계 상품 무역 거래량을 약 1%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경제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WTO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보복 조치의 확산이 광범위한 무역 적대 행위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여 DP 월드(DP World)와 같은 글로벌 물류 기업들은 공급망의 유연성과 적응력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복잡해진 무역 환경 속에서 화물 소유주와 해운사들은 운영 효율성을 유지하고 관세 체계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신속하고 회복력 있는 대응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