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X NEWS-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며 본격적으로 전쟁을 시작했다. 무대는 단 하나가 아니라 무려 9곳. 이 9개 전선에서 트럼프는 엘리트 기관들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더 이상 순차적으로 이슈를 다루지 않는다. “한 번에 하나씩”이라는 전통적 방식은 그의 사전에 없다. 유권자들이 트럼프에게 다시 백악관 키를 맡긴 이유다.
그의 측근들은 이러한 전면공세식 “플러드 더 존(flood-the-zone)” 전략을 지지하고 있다. 전임 행정부에서 트럼프를 억제하려던 틸러슨, 매티스, 코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진영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그의 9개 전선은 다음과 같다.
1. 명문 사립대학
트럼프는 하버드, 컬럼비아 등 아이비리그 대학을 향해 수차례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하버드의 연방지원금 20억 달러를 동결했고, 최대 70억 달러의 추가 자금도 중단 위기에 처했다. IRS는 하버드의 비과세 지위 박탈도 검토 중이다. 백악관은 최근 한 관리가 하버드에 보낸 서한이 “승인되지 않은 문건”이었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대학 측은 이미 협상 중이었다는 점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 대형 로펌
백악관은 주요 로펌들을 상대로 거액의 무료 법률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응하지 않으면 로펌 소속 변호사들의 국가 기밀 접근 권한을 박탈하겠다고 위협 중이다. 일부 로펌은 저항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1억 달러 이상의 프로보노 합의에 응하고 있다. 내부 반발로 일부 변호사들은 사직서를 냈다.
3. 언론
CBS, NBC, Gannett 등 언론사들을 상대로 한 소송도 이어진다. ABC를 상대로 한 1,600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승소했다. AP는 백악관 출입기자단에서 제외됐지만, 트럼프는 여전히 거의 매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주도권을 잡고 있다.
4. 연방준비제도(Fed)
트럼프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공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으며, 물가 안정보다 경기 부양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고, 동맹국들과의 관계도 악화시켰다. 중국과는 일시적으로 휴전 상태지만, 여전히 90개국과의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
5. 사법부
보수 우위의 대법원을 두고도 판결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불법 추방된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 사건에서 대법원은 9:0으로 복귀를 명령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무시했다. 또 다른 이민자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7:2 판결 이후에야 따랐다.
6. 전 정부 관료
트럼프는 전임 사이버보안국장 크리스 크렙스를 겨냥해 선거 조작 부인 혐의로 수사를 지시했다. 또한 전 국토안보부 관계자 마일스 테일러(필명 ‘Anonymous’)에 대해서는 ‘반역죄’ 혐의까지 언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7. 공화당 내부
공화당 내 인사들도 그의 압박 대상이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반기를 들 경우 일론 머스크의 자금으로 경선 도전자를 세우겠다고 위협한다. 알래스카의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은 “모두가 트럼프 비판을 두려워한다”고 발언했다.
8. 케네디센터
트럼프는 케네디센터 이사회를 전면 개편해 민주당 이사들을 해임하고 자신을 의장으로 임명했다. 연례 시상식 사회도 자신이 맡겠다고 공언했다. 문화 전쟁은 스미소니언박물관과 국립동물원으로도 확산되는 중이다.
9.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트럼프는 백악관 회담 도중 젤렌스키 대통령을 몰아붙였고, 급기야 회담을 중단하고 그를 돌려보냈다. 이후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도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푸틴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의 이 같은 전방위 전쟁 전략은 혼란을 초래하면서도 “대통령은 전쟁 중이며, 통제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어떤 전선에서는 승리하고, 어떤 전선에서는 충돌하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는 ‘지금, 여기’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