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직전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3선 도전을 의미하는 ‘트럼프 2028′(Trump 2028) 모자를 꺼내놓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헌법상 대통령 3선 출마는 불가능하다.
1일(현지시간) USA투데이·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집권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존 슌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와 만난 당시의 사진들을 게시했다. 회동은 지난달 29일 이뤄졌다.
사진 속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에는 ‘트럼프 2028’이라는 글씨가 크게 적힌 빨간 모자가 2개 놓여 있다. 이 모자가 크게 부각되도록 찍힌 사진들이 포함돼 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전날 CNN에 출연해 “회의 도중 (모자가) 책상 위에 그냥 불쑥 나타났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모자를 본 그는 왼쪽에 앉은 JD 밴스 부통령에게 “이거 문제 아닌가?”라고 물었지만, 밴스 부통령은 “노 코멘트”라고만 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이후 여러 차례 3선 도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 3월 NBC 인터뷰에서는 밴스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출마한 뒤 자신에게 권한을 넘기는 방법 등을 거론했다.
5월 인터뷰에서는 “다시 출마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내가 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강력한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 내가 아는 한은 할 수 없다고 들었다. 그게 합헌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8월 CNBC 인터뷰에서는 3선 출마 의향을 묻자 “아마 안 할 거다. 하지만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행 수정헌법은 대통령 3선 출마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주 의회가 헌법회의를 소집할 수는 있지만, 이때도 주 의회 3분의 2의 동의와 4분의 3의 비준이 필요하다.
한편 트럼프 일가의 가족 기업인 ‘트럼프 오가니제이션’은 문제의 모자를 개당 5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유럽 지도자들과 만나 ‘트럼프 2028’ 모자와 ‘4년 더'(4 more years) 모자 등을 보여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