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편관세, 韓에 60배 타격…수출 132억 달러 감소”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전면적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보편 관세 10%를 모든 국가로 확대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이 60배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9일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중국에 추가 10%, 모든 국가에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총수출은 132억 달러(1.9%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만 1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4억 1000만 달러·0.1%p)나, 중국(추가 10%)과 멕시코·캐나다(25%)에만 관세를 부과할 경우(2억 2000만 달러·0.03%p)보다 현저히 높은 타격이다.

미국이 중국에만 관세를 부과하기보다, 멕시코·캐나다에도 함께 관세를 부과했을 때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더 작은 이유는 ‘반사이익’ 때문이다.

관세 부과 대상국들의 중간재 수요 감소로 한국의 수출은 중국(-6억 8000만 달러), 캐나다(-2억 6000만 달러), 멕시코(-12억 4000만 달러)씩 줄어들지만, 대(對)미국 수출은 19억 6000만 달러가 늘어 감소분(21억 8000만 달러)을 대부분 상쇄할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미국이 중국(추가 10%)과 캐나다·멕시코(25%)를 넘어 모든 국가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다. 이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00.3억 달러(7.9%p) 줄고, 대멕시코 수출액도 15억 7000만 달러(11.5%p) 감소해 총수출이 132억 달러(1.9%p) 급감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를 상정한 한국의 수출액 감소 규모는 최근 3년간 대미 수출 상위 30개국 중 일본(-7.32%p), 호주(-7.04%p), 칠레(-2.26%p)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우리의 수출 분야 중 미국에서 중국·캐나다·멕시코 제품과 경합도가 높은 수송기기(11억 7000만 달러)와 전기·전자제품(5억 5000만 달러) 등은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대미 반사이익이 가장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원 무협 수석연구원은 “현재까지 언급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정국 관세 조치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제한적이며, 아직은 보편관세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양 수석연구원은 “보편관세가 도입되는 시점이 수출 감소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만큼 민·관이 지혜를 모아 선제적으로 대미 아웃리치 활동을 확대하고 관세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