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내 독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유수 언론들이 최근 일제히 트럼프의 재선이 독재 정권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트럼프 추종 인사들은 민주당과 그들의 언론 동맹이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4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 시사전문 잡지인 애틀랜틱, 뉴욕타임스(NYT)는 각각 최근 며칠간 ‘트럼프 독재’를 언급하며 트럼프가 또 대통령이 되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NYT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그의 첫 번째 임기보다 더 급진적일 것이라고 썼다.
애틀랜틱은 이날 내년 1·2월호 전체가 이민, 민권, 법무부, 기후 등에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명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NYT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미국에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시리즈의 최신 기사를 게재했다.
NYT 기사에서 기자들은 선거운동에서 쓰고 있는 트럼프의 수사가 과거 파시스트 독재자들과 현재의 포퓰리스트 독재자들과 비교되고 경각심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편집장이 쓴 오피니언 칼럼에서 “트럼프 독재는 점점 더 불가피해지고 있다. 우리는 (그의 재선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척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썼다.
친트럼프 인사들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캠페인 대변인 스티븐 청은 애틀랜틱에 대해 “이것은 언론의 실패한 가짜 러시아 공모 사기의 또 다른 버전에 불과하다”며 “아무도 그 쓰레기를 읽지 않기 때문에 잡지가 곧 폐간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의 수석 고문인 제이슨 밀러는 X에 “대통령인 트럼프의 민주당 상대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벗어나 언론으로부터 숨어 있다”면서 “민주당과 그들의 언론 동맹은 논쟁을 포기하고 욕설과 수사적 공포 조장으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의원들도 언론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마이크 왈츠(플로리다) 하원의원은 애틀랜틱 기사가 트럼프를 공격하기 위해 “좌파가 2016년과 2020년에 썼던 동일한 히스테리적 공포 전술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웨슬리 헌트(텍사스) 하원의원도 WP칼럼을 인용하며 좌파가 “완전히 패닉 모드에 빠졌다”고 꼬집으며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미국 독재의 시작이 아닌 종말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이나 관계자 일부는 트럼프의 재선이 민주주의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리즈 체니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NBC의 ‘투데이’에 출연해 미국이 트럼프의 재선으로 독재 정권이 될 위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나는 이것이 매우 현실적인 위협이자 우려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자신도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과 그의 권력, 성공뿐이라고 판단해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미국 민주주의의 파괴자”라고 공격하고 있다. 지난 2일 트럼프는 바이든을 이같이 부르며 “우리는 미국 민주주의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당신이 나를 다시 백악관에 앉힌다면 그 통치는 끝나고 미국은 다시 한 번 자유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