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에 본사를 둔 상업 은행 ‘이볼브 뱅크 앤드 트러스트’의 최고경영자(CEO)가 동성 데이트앱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착취를 시도한 혐의로 체포되면서 전격 해임됐다.
3일(현지 시각) CNBC,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밥 하트하이머(68)는 15세 소년으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성적 행위를 제안하고 노골적인 사진을 전송한 혐의로 지난 23일 멤피스에서 체포됐다.
진술서에 따르면, FBI는 지난 19일 동성 데이팅 앱 ‘그라인더’에서 잠입 수사를 진행하던 중 ‘톰’이라는 ID를 사용한 하트하이머로부터 “나이 많은 사람과 한번 만나볼래?”라는 메시지를 받게 됐다.
이후 두 사람은 ‘스냅챗’을 이용해 구체적 성행위에 대한 대화를 나눴으며 특히 하트하이머는 자기가 찍은 나체 사진을 전송하며 상대방에게도 하의를 벗고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구했다.
FBI는 곧바로 해당 계정의 IP 주소와 거주지를 추적했고, 결국 하트하이머가 용의자로 체포했다. 영장에 따르면 그는 아동 포르노 제작 미수와 미성년자에게 외설물 전송 혐의를 받는다.
이볼브 뱅크는 성명을 통해 “하트하이머 CEO를 즉시 해임했으며, 이번 범죄는 은행과는 무관하다”고 밝히며 기존 재무책임자 마크 모스텔러와 법무담당 총괄 조엘 벨트진이 당분간 운행을 공동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트하이머 측 변호인은 “그의 가족은 이번 사안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며, 개인적 어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그를 지지하고 있다”며 사생활 보호를 요청했다.
이볼브 뱅크는 최근 몇 년간 투자회사의 파산 사태로 인해 고객 예금 약 9600만 달러(약 1380억 원)의 손실을 보며 큰 위기를 겪어왔다. 또 2024년에는 대규모 사이버 해킹 피해를 받고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등 악재가 반복됐다.
은행 당국은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40년 넘게 금융권을 이끌었던 ‘금융 규제 전문가’ 하트하이머를 새 CEO로 선임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성범죄 혐의로 낙마하면서 또 한 번 은행의 신뢰에 흠집을 남기게 됐다.
현재 하트하이머는 구금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향후 재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추가 범죄 여부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