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월간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소속 기자 전원이 해고됐다.
한때 미국 내 구독자 수가 12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자랑했지만 인쇄 매체의 쇠퇴라는 시대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소유주인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최근 내셔널지오그래픽 소속 기자 전원을 해고했다.
지난 4월 계약 종료를 통보받은 기자 19명 등을 포함해 기자 직군 모두가 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모든 기사는 프리랜서 기자들을 통해 작성될 예정이다.
이번 해고는 지난해 9월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디즈니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편집자 6명을 해고한 바 있다. 또 디즈니는 비용 절감을 위한 추가 조치로 내년부터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 역시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내셔널지오그래픽 기자 크레이그 웰치는 이날 트위터에 “내 최신작이자 내셔널지오그래픽 기자로서 쓴 마지막 잡지가 도착했다”며 “놀라운 기자들과 함께 일하며 세계의 중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적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을 비롯한 33명의 과학자가 1888년 설립한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가 발간하는 학술지로 출발했다. 이후 우주, 과학, 역사, 동물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종합 교양지로 탈바꿈해 ‘지구의 일기장’이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구독자 수는 180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WP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인쇄물의 시대적 쇠퇴와 디지털 콘텐츠의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며 “급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도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수개월에 걸친 연구와 취재의 결과물이 담긴 월간지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