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서쪽에 위치한 스페인 이비사섬 주민들이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모여들자, 유명 관광지 입구를 바위로 틀어막는 일이 발생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은 섬의 에스 베드라 지역의 비공식 주차구역 앞에 바위를 놓았다. 이 주차구역은 현지 당국이 지정한 주차구역은 아니지만 관광객들이 무단으로 차를 주차해 놓는 곳이다.
에스 베드라 지역은 섬을 둘러싼 푸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아름다운 암석 지형이 있어 일몰, 일출을 감상하려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관광객들의 쓰레기 투기, 기물 파손 행위와 교통 체증으로 인해 주민들은 큰 고통을 받아 왔다.
지역 매체 누디아리는 주민들이 주차장뿐만 아니라 여러 전망대 입구에 바위를 가져다 놓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망대에 가기로 작정한 일부 관광객들은 도로변에 주차하면서까지 전망대로 향하고 있다.
한 주민은 비공식 주차구역이 점점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 지친다고 토로했다. 이 땅은 환경보호구역이지만 이를 감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른 주민은 “매년 땅이 침범당하고 있지만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주민은 “공유지를 통과하는 공공 통로가 있어야 한다”며 “표지판이 있고 통제되는 도로가 있어야 안전하고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에 대해 산트 호셉 시의회는 “이전 상황에서 겪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비사섬의 인구는 약 16만 명이지만 2023년 기준으로 약 338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관광)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섬 당국은 지난해 9월 관광객 유입을 제한하기 위해 크루즈선 2척 이상이 동시에 입항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