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민주주의가 17년 연속 하락세를 겪고 있지만, 하락 추세가 둔화하면서 ‘전환점’에 임박했다는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국정치전문매체 더힐과 미국의소리VOA 등 보도에 따르면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23년 세계자유보고서’는 “10여 년간 전 세계 민주주의 쇠퇴 현상이 지난해까지 17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긍정적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전 세계 35개국에서 민주주의가 쇠퇴한 반면, 34개국의 민주주의는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덤하우스는 매년 각국의 민주주의를 정치적 자유와 시민권 등을 평가해 완전히 자유로운 국가(Free)와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국가(Partly Free), 자유롭지 않은 국가(Not Free) 등 3단계로 분류해 발표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민주주의가 개선된 국가로는 선거 뒤 권력이 평화롭게 이양된 콜롬비아와 케냐, 말레이시아 등이 꼽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가 두 번째로 최악으로 쇠퇴했으며, 러시아 역시 가장 큰 쇠퇴를 보인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보고서는 “2005년 전 세계 민주주의 쇠퇴가 시작된 이래 지난해 민주주의 증진과 쇠퇴 국가 간 격차가 가장 크게 줄었다”며 “전 세계적 자유 쇠퇴 현상이 곧 바닥을 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북한은 이번 조사에서 자유지수가 100점 만점에 3점으로, 50년째 세계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 중 3번째 꼴찌로, 북한보다 더 자유지수가 낮은 나라는 남수단·시리아(1점), 투르크메니스탄(2점) 등 3개 나라밖에 없었다.
북한은 선거와 다원주의, 정치 참여, 정부 기능 등을 평가한 정치적 권리에서 40점 만점에 0점을 기록해 주민들의 정치적 권리가 완전히 박탈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개인의 자율성과 결사의 자유, 시민에 대한 법치 항목에서도 모두 0점을 받아 시민적 자유도 전혀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북한이 왕조 형태의 전체주의 일당 독재 국가로 당국이 주기적으로 중대한 인권 유린에 가담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북한에선 감시가 만연하고, 정치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가혹할뿐 아니라 고문과 강제 노동, 기아 및 기타 잔혹 행위가 발생하는 정치범 수용소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특히 주목했다.
이번 조사에서 스웨덴과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100점 만점을 받아 가장 높은 자유 수준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은 97점으로 아시아권 국가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미국과 한국은 83점으로 높은 자유 수준을 기록했다.
프리덤하우스는 1973년부터 50년째 전 세계 정치와 시민적 자유 실태를 조사해 이를 수치로 환산한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