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긴 협상 끝에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의 1호 사업을 확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지체된 핵추진잠수함(핵잠수함) 도입과 원자력 협정 개정을 위한 한미 ‘안보협의’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이달 중 안보협의 재개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었으나, 9일 현재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미 통상 갈등 해소가 안보 분야 현안 진척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투자 압박 등으로 인한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안보협의의 조속한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 이후 중단된 핵잠수함 도입·원자력 협력 논의를 위한 ‘2차 안보협의’와 관련한 구체적 일정을 확정 짓지 못한 상태다.
그간 대미 투자 지연은 안보협의를 중심으로 한 한미 양국 간 다른 현안의 진척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미국은 대미 투자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이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핵잠수함 도입 ·원자력 협력을 위한 안보협의를 사실상 ‘보이콧’해 왔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로 인해 당초 올해 1월 개최 예정이었던 1차 안보협의는 올해 6월에서야 열릴 수 있었다. 가까스로 열린 1차 협의에서 양측은 핵심 안보 이슈에 대해 지속적인 협의를 약속했지만, 이후 석 달 넘게 후속 협의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말 한미 양국이 장기간의 협상 끝에 대미 투자 1호 사업을 확정 지으며 후속 안보 협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또 지난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핵잠수함 도입과 원자력 협력, 조선 협력, 전작권 전환 등 한미 현안 관련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 또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하지만 정상 간 합의와 대미 투자 사업 발표에도 불구하고 안보협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한국과 합의되지 않은 2차, 3차 대미 투자 내용을 일방적으로 밝히는 등, 정부의 대미 투자 이행에 따른 ‘상응 조치’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챙기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을 이유로 세부 내용을 검토 및 협상 중인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서도 “한국이 투자하지 않으면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며 투자와 관세 문제를 연계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정부는 아직 ‘이달 중 협의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 투자 1차 프로젝트 합의의 분위기가 완전히 식기 전에 안보협의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