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셜미디어 기업 틱톡이 유럽연합(EU) 역내에서 아동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4900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내게 됐다. 지금까지 틱톡에 부과된 과징금 중 가장 큰 액수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아일랜드 디지털 규제당국인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틱톡이 2020년 7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EU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위반해 3억4500만유로(약 49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2018년 시행된 GDPR은 EU 내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과 해외에서 EU 주민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기업에 적용된다.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틱톡은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들처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 유럽 지사를 두고 있다. 따라서 아일랜드 규제당국이 틱톡의 EU법 위반 혐의를 대표로 심사했다. 틱톡이 EU 규제당국의 행정 제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PC는 틱톡이 △16세 미만 사용자의 계정을 공개하는 것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가족 간 계정 연결 시 법적 보호자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점이 GDPR을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DPC는 틱톡이 EU 회원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중국에 전송한 것과 관련해 두번째 조사를 진행 중이다. EU는 GDPR을 근거로 유럽에서 수집한 개인정보의 역외 이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지난 3월 DPC가 예비결정 초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이에 대한 판단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틱톡 대변인은 즉각 성명을 내고 DPC의 과징금 부과 결정과 과징금 규모에 동의하지 않으며 지적사항 대부분은 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2021년 9월 이전에 이미 시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용자 연령을 현재는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강조했다.
틱톡이 각국 규제당국에 과징금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과징금 액수는 사상 최대 규모다. 틱톡은 지난 4월 영국에서도 아동 개인정보보 보호법 위반으로 과징금 1270만파운드(약 209억원)를, 2021년에는 같은 이유로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75만유로(약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