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경찰인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다시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이번에는 미국 내부 분열과 정치적 이기심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위협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인들 사이에도 미국 정치 지도자에 대한 불신과 미국의 정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
미·중 갈등 고조, 글로벌 공급망 재배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도발에 이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등 세계가 코로나 이후 고금리로 경제적 고통을 겪는 가운데 대형 이슈가 글로벌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매일 새로운 이슈가 어제의 이슈를 덮고, 매일 매일 불안한 하루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대화와 타협으로 질서를 회복하고 다시 번영의 시대로 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이제 요원해 보이기까지 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내부의 분열로 세상의 혼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시스템이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국제 질서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주의와 시장 질서의 확산을 통해 인류의 번영을 도모하려고 하는 미국의 글로벌 질서에 대한 이상과 믿음이 미국을 이끄는 정치인들의 이기심과 무능으로 흔들리고 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정치는 다시 양극단으로 분열되고 있다.
우선 하원을 보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이 전쟁 중이지만, 하원 대표 선출조차 하지 못해 국정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UAW 파업이 한 달 이상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접점을 찾지 못해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은 대선을 앞두고 노조를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이는데 더 관심을 보이는 눈치다.
이에 대해 미국인만 미국 정치를 비판하고 있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 권위주의 진영에서도 미국식 민주주의의 한계를 말한다. 이렇게 시간을 보낸다면 미국의 세계 질서에 대한 조정 능력은 저하될 것이 자명하다. 지금은 미국이 각성할 때다.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미국 정치에 대한 인식
CNN은 10월 4일부터 9일까지 무작위로 전국 성인 1255명(공화당 및 공화당 성향 독립 유권자 428명 포함)을 대상으로 미국의 정치 현실에 대해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미국인들도 미국 정치 지도자에 대해 실망하고 있었다. 58%의 미국인들은 양당이 국가 문제를 처리하는 데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15%는 공화당에만 분노하고 13%는 민주당에만 분노한다고 답했다.
단지, 19%만이 정부가 자신을 어느 정도 대표한다고 생각하며, 이는 2015년 이후 CNN 여론조사에서 가장 낮은 비율이었다. 응답자의 81%는 연방 정부가 자신을 그다지 또는 전혀 대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워싱턴에서 다가오는 주요 법안에 대한 초당파적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았다.
11월 17일까지 정부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요 법안을 처리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81%의 미국인들은 하원의원들이 예산 협상 중에 정부 폐쇄를 위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의 정치 현실과 국민들의 정치 인식을 보여준다.
하원 위기를 불러온 공화당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응답자의 54%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공화당을 더 신뢰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 지수가 위기 상태임을 말해준다.
하원이 공백 상태임에도 응답자 절반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을 찬성했고, 49%는 반대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유권자 과반수인 56%가 매카시의 축출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대중들은 공화당에 대한 인상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거의 4분의 3이 공화당의 업무 처리 방식에 대해 반대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공화당 내부에서 일어나는 강경파와 중도파 사이의 갈등이 지지층의 여론을 반영한 것임을 보여준다. 미국의 공화당도 양분되어 있으며, 이는 곧 다가올 대선에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에 대한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열은 공화당의 향후 나아갈 길에 대한 견해에 대한 여러 예측을 보여준다.
미국이 주요 이슈에 있어 대의나 명분이 아니라 당리당략에 따라 좌우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미국 민주주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고 권위주의 진영으로부터 계속적으로 미국의 리더십이 도전을 받는 양상이 이어질 것임을 암시한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는 분열 가능성을 더 많이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