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홍해와 아덴만 해상에서 석달째 무력 도발을 벌이고 있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31일(현지시간)에도 미국 상선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반군이 미 해군 구축함에 미사일을 발사한 지 하루 만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야흐야 사레아 후티 반군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아덴만에서 미국 상선을 겨냥한 작전을 수행했다”며 “상선 코이호를 적절한 해군 미사일 몇발로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영국 해상보안업체 앰브리는 이날 상선 1척이 예멘 남부 항구도시 아덴에서 남서쪽으로 69해리(약 127㎞)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항해 도중 미사일 공격을 받아 우현이 폭발했다는 보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앰브리는 해당 미사일이 예멘 타이즈주(州) 딤낫-카디르 지역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했다. 타이즈주는 후티 반군이 2014년 발발한 예멘 내전으로 점령한 지역이다. 다만 앰브리는 피격 선박명과 해운사는 공개하지 않았다.
후티 반군은 전날(30일)에도 미 해군 구축함 USS 그레이블리함에 미사일 여러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예멘 현지시간으로 오후 11시30분쯤 홍해상에서 대함 순항미사일 1발을 격추했으며 피해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발발한 전쟁에서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홍해와 아데만 일대에서 다국적 상선과 미국·영국의 군함을 상대로 지난 22일 기준 30차례 이상 미사일과 공격용 무인기(드론)를 발사해 왔다.
이들은 피격 선박과 이스라엘의 연관성을 주장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글로벌 해운업계가 홍해 항로 이용을 잠정 중단하면서 해상교역에 차질이 빚어지자 미국과 영국은 지난 12일부터 28일까지 세차례 예멘 내 군사시설에 합동 표적 공습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