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에서 상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날 최 회장 측이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두 사람의 이혼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게 됐다.
노 관장 측을 대리하는 이상원 법무법인 평안 변호사는 21일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충실한 사실심리를 바탕으로 법리에 따라 내려진 2심 판단에 대해 상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전날 두 사람의 이혼 소송 2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판사 김시철 김옥곤 이동현)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최 회장 측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2심 판결에 치명적 오류가 있다”며 상고를 예고했다. 최 회장 측은 재산 분할 판단에 기초가 되는 수치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 측 지적을 일부 받아들여 당초 판결문에 적었던 1998년 5월 주식 가액을 주당 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정했다. 다만 1조3808억 원 규모의 재산분할 명령은 유지했다.
최 회장은 1988년 노 관장과 결혼했으나 2017년 7월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노 관장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자 2020년 2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2년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665억 원, 위자료 명목 1억 원 등 총 666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최 회장의 SK 주식 지분을 ‘특유재산’으로 봐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유재산은 부부 중 한 사람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이다.
양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노 관장은 항소심에서 1심 당시 요구했던 재산 분할의 형태를 주식에서 현금으로 변경하고 금액도 2조 원대로 올렸다.
이후 지난달 30일 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 3808억1700만 원, 위자료로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부정행위를 계속해 온 최 회장을 질타했다. 또 재판부는 SK그룹의 주식 형성과 가치 증가에 노 관장 측의 기여가 있다고 보면서 재산 분할 금액을 크게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