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근절” 여성부 만든 아르헨 前대통령, 영부인 상습폭행 ‘충격’

페미니스트를 자처하고 재임 중 가정 폭력을 방지한다며 여성부를 창설했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이 부인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르난데스는 현직 대통령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직전 대통령이다.

그는 상습적으로 부인 파이올라 야녜스 여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7개월간의 조사 끝에 그를 가정 폭력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그는 재임 시 자신을 아르헨티나 최초의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며, 가정 폭력을 방지하겠다며 여성부를 창설했었다.

그는 2022년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연설에서 “아르헨티나에서 여성들이 폭력으로 고통받는 것이 너무 부끄럽다”며 “우리는 단지 성별 때문에 여성을 억압하는 세력을 단호히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런 그가 부인을 상습 폭행한 것으로 드러난 것. 이같은 사건이 알려지자 아르헨티나는 충격에 휩싸였다고 WSJ은 전했다.

사건의 전말은 경찰이 보험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그의 휴대폰에서 영부인의 얼굴에 멍이 가득한 사진을 발견하면서다.

올해 43세의 영부인은 20페이지 분량의 진술서에서 관계를 맺어온 지난 14년 동안 페르난데스에게 자주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슬하에 아들을 둔 이들은 결혼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야녜스는 파트너로서, 재임 기간 영부인 역할을 수행했었다.

페르난데스가 설립한 여성부는 밀레이 현 대통령이 집권하자 곧바로 폐쇄됐다.

도널드 트럼프, 일론 머스크 등과 가까운 그는 좌파에 대한 투쟁의 일환으로 페미니즘 운동을 격렬하게 반대해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