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실상 독점하는 희토류와 자석에 대한 수출 통제로 인해 자동차부터 의료, 반도체, 방위까지 사실상 전 산업 부문에서 생산 차질 혹은 중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취재한 자동차 업계 임원, 정부 관계자,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자동차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한 트레이더는 FT에 “대부분 자동차 업체들이 필요한 자석을 2~3개월 분량만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수출 통제에 나선 7개의 희토류와 자석은 전기차, 풍력터빈, 전투기 등에 필수 원료다. 한 자동차 고위 임원은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테슬라를 포함한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에 “치명적”이라며 “심각도를 1~10으로 평가할 때 7 혹은 8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희토류는 전투기부터 잠수함, 미사일, 무인항공기 등 군수품 생산에도 필수적이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F-35 전투기에는 900파운드가 넘는 희토류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희토류가 거의 생산되지 않고 개발이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 유일한 희토류 채굴업체인 MP머티리얼즈 시설이 완전히 가동되더라도 2025년 말까지 생산할 수 있는 네오디뮴-붕소-철(NdFeB) 자석은 1000톤에 불과하다. 이는 2018년 중국이 생산한 13만 8000톤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MP머티리얼즈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산화물 생산량이 1300톤이었는데, 같은 해 중국은 약 30만 톤의 NdFeB 자석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 공급망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막대하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은 항생제, 진통제, 붕대뿐만 아니라 완제의약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전구체 화학물질을 포함하여 중국산 의약품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2024년 중국 의약품의 대미 수출은 11% 증가하여 1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제되는 희토류 중에서 가돌리늄은 MRI 검사 전에 일부 환자에게 주입되는 조영제의 원료로 뇌종양 진단에 필요하다. 한 영상의학과 교수는 WP에 가돌리늄을 구하기 어려워지면 “환자 치료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RI의 조영제를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약제”라며 직접적인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CSIS의 그레이스린 바스카린 광물 전문가는 “희토류는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에 의존하는 많은 의료 기술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WP에 말했다. 공급이 제한되면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사용 가능한 광물을 국방에 투입하여 의료와 같은 부문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을 줄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