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의 ‘막후 실세’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한국을 찾으면서 국내 4대 그룹 총수와의 만남이 이뤄질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발(發) 관세 폭탄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일가를 통한 ‘패밀리 로비'(family lobbying)를 기대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1박2일 일정을 시작한다. 트럼프 주니어는 정·관계 인사를 만나거나 특정 사업장을 찾는 대신, 주요 그룹 총수들과 릴레이 면담을 가지며 ‘비공식 경제외교’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미국 행정부에 입각하진 않았지만, 부친인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후 실세’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워싱턴 D.C. 조지타운에 회원제 사교 클럽인 이그제큐티브 브런치(Executive Branch)를 창립,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정·재계 인사들의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백악관 핵심 인사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통한다. 그의 전언(傳言)이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재계가 트럼프 주니어의 입을 통해 대(對)한국 관세 정책에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는 이른바 ‘패밀리 로비’를 기대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품목 관세 부과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도 미국 관세 정책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이 이날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 조치를 밝히긴 했지만, 가장 먼저 25% 관세 직격탄을 맞았던 자동차 업계도 관세가 여전히 최대 현안이다.
트럼프 주니어의 ‘절친’으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외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그와 인연이 깊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미국 샌디에이고 토리 파인스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토너먼트 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프로암에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2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