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미국에서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 중 단 25%만이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안전성 기준까지 충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 단체인 환경워킹그룹(Environmental Working Group, 이하 EWG)은 2025년판 자외선 차단제 가이드를 통해 2,217개 제품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EWG의 수석과학책임자인 데이비드 앤드루스는 “우리는 UVA 및 UVB 차단 효과는 물론, 유해 화학성분 유무까지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EWG는 매년 우수한 자외선 차단제를 선정해 발표하며, 올해는 영유아용, 데일리 모이스처라이저, 립밤, 야외활동용 제품까지 부문별로 추천 제품을 제시했다. 앤드루스는 “소비자가 우선적으로 찾을 수 있는 500여 개 제품을 추천한다”며 “자외선 차단제 외에도 그늘에 있기, 챙 넓은 모자, 긴 옷 착용, 신발로 발 덮기 등의 물리적 차단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화학성분 차단제, 인체 흡수 및 환경 피해 우려
차단제는 크게 화학성분과 미네랄성분 제품으로 나뉘는데, 화학성분 제품은 피부에 흡수되어 자외선을 열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2019년 미 FDA의 실험에서는 아보벤존, 옥시벤존, 옥토크릴렌 등 7가지 성분이 단 하루 사용만으로 혈류에 흡수되며, 일부는 21일 후에도 안전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도가 남아 있었다.
이들 성분은 수질오염과 산호초 파괴, 남성 호르몬 저하, 임신 기간 단축 등 다양한 부작용과도 연관되어 있다. 이에 따라 하와이, 키웨스트,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팔라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옥시벤존 성분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옥시벤존 성분은 2000년대 중반에는 전체 제품의 70%에 사용되었으나, 2025년 현재는 9%만이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네랄 성분 제품 증가…하지만 ‘부스터’ 사용은 또 다른 위험
미네랄 차단제는 징크옥사이드 또는 티타늄디옥사이드를 주성분으로 하며, 자외선을 물리적으로 반사시키는 방식이다. 이 성분들은 피부 흡수 없이 작용하며,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네랄 성분을 사용하는 제품 비율은 2007년 17%에서 2025년 43%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미네랄 제품이 SPF(자외선차단지수)를 인위적으로 높이기 위해 화학성 부스터 성분을 사용하는 점은 또 다른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부틸옥틸살리실레이트(BOS)**는 피부에 남는 백탁 현상을 줄이기 위해 쓰이지만, 구조적으로는 옥티살레이트와 유사하며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FDA는 2016년부터 SPF 부스터에 대한 조사를 요구받았으나 아직 별다른 조치는 없는 상태다.
스프레이형 제품 흡입 위험…FDA 규제는 ‘제자리’
FDA는 2019년 제안한 개정안에서 12가지 화학성분에 대한 추가 시험과 스프레이 제품의 흡입 안전성 검사를 요구했지만, 대부분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앤드루스는 “스프레이 제품의 입자가 호흡기로 흡입될 경우 심혈관 질환자, 당뇨 환자, 아동 등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테스트된 제품 중 26%는 여전히 스프레이형이며, 일부 연구에서는 바람이 있는 날 스프레이 제품의 상당 부분이 피부에 도달하지 않고 날아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FDA는 또 SPF 수치를 60으로 제한하는 안도 제안했지만, 아직 이 조치도 시행되지 않아 과장 광고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 경고: 자외선 노출은 확실한 발암 위험
일부 틱톡 인플루언서들이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지양하는 발언을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강력히 반박하고 있다. 예일대 피부과 외과의 캐슬린 수오지 박사는 “자외선(UVA, UVB)은 피부세포 DNA를 손상시켜 흑색종 등 피부암의 주요 원인이 된다”며 “이는 이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