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 국방장관이 6월 12일(목)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그린란드와 파나마를 무력으로 점령할 수 있는 ‘비상계획(contingency plans)’이 국방부에 존재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애덤 스미스(Adam Smith, 워싱턴주) 의원이 “그린란드나 파나마를 무력으로 점령할 계획이 존재하느냐”고 묻자, 헤그세스 장관은
“국방부의 임무는 어떤 상황에도 대비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공화당 소속 마이크 터너(Mike Turner, 오하이오주) 의원이
“당신의 증언이 ‘그린란드를 침공할 계획이 있다’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며 발언을 제지했고, 이에 헤그세스는
“그린란드를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협력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 “시그널앱으로 작전 정보 공유” 의혹
청문회에서는 헤그세스 장관이 민감한 군사작전 정보를 일반 메신저앱 ‘시그널(Signal)’을 통해 가족 및 민간인에게 공유했다는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의 셋 멀턴(Seth Moulton, 매사추세츠주) 의원은
“공습 시간, 투하된 무기의 종류를 공유했다면 그 자체가 기밀 아니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헤그세스는
“해당 작전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기밀 여부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멀턴 의원은 “기밀이 아니라고 하면서 기밀 여부를 말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방부 감찰실은 해당 사안에 대한 내부 조사 보고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여성·트랜스젠더 병력 배제 발언
청문회에서는 또 다른 논란인 여성과 트랜스젠더 군인에 대한 차별적 시각도 부각됐다.
헤그세스는
“군대에서 다양성과 정치적 올바름을 제거하고 가장 유능한 전투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여성과 남성은 155mm 포탄이나 군장(rucksack)을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고 발언했다.
민주당 크리시 훌라한(Chrissy Houlahan, 펜실베이니아주) 의원은
“여성도 방아쇠를 당기고, 드론을 조종하며,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며 “장관은 편견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현재 트랜스젠더 군인 3명이 복무 중지 명령을 받은 것에 대해
헤그세스는 “그들의 공적은 훌륭하지만, 그들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은 사전에 몰랐다”고 답하며 입장 유보로 일관했다.
■ 포트 브래그 정치화 논란
같은 날 동석한 댄 케인(Dan Caine) 합참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포트 브래그 연설에 82공수사단 장병들이 정치적 환호를 보낸 사건에 대해 “구체적 상황은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꼈다.
당시 현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MAGA 상품 판매대까지 등장했으며, 이는 현역 장병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국방부 규정 위반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 “그린란드는 매물 아니다” 그린란드 측 반박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부터 자원 부국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그린란드 영토 편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그린란드의 주미 대표 야콥 이스보세센(Jacob Isbosethsen)**은 12일 아틱연구소(Arctic Institute) 포럼에서
“그린란드는 미국에 팔 물건이 아니다(Greenland is not for sale)”고 단호히 밝혔다.
■ 여야 반응 극명히 엇갈려
민주당 의원들은 헤그세스의 발언을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사퇴를 촉구했고,
캘리포니아주 살루드 카르바할(Salud Carbajal) 의원은
“당신은 이 나라의 수치다. 당장 물러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노골적인 무례에 유감을 표한다”며 헤그세스를 감쌌고,
헤그세스 본인은
“대통령의 뜻에 따라 국가 안보를 위해 비판을 감수하겠다”며 퇴진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