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백신 정책 방향을 두고 보건복지부 장관과 갈등을 빚어온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장이 취임 한 달도 안 돼 해임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수전 모나레즈 CDC 국장을 해임했다.
쿠시 디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모나레즈 국장이 사임을 거부했기 때문에 해임됐다면서 그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king America Healthy Again) 어젠다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WP는 모나레즈 국장이 백신 정책을 변경하라는 보건복지부의 압력에 저항했기 때문에 해임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표적인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랫동안 CDC가 제약 산업과 백신 제조업체에 지나치게 순종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이에 코로나19 백신 승인 대상을 고위험군으로 축소하고 백신 자문위를 전원 해임하며 연구비를 삭감하는 등 기존의 백신 정책을 뒤집었다.
또 지난 7월 31일 취임한 모나레즈 국장에게 이번 주 내로 고위 참모들을 해임하라고도 압박했다.
모나레즈 국장은 고문들과 상의하지 않고는 백신 정책 변경 지지 여부를 확답할 수 없다며 거부했고, 이에 케네디 장관은 모나레즈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임을 촉구했다.
모나레즈 국장의 변호인은 성명에서 “모나레즈 국장이 비과학적이고 무모한 지시들에 도장을 찍기를 거부하고, 헌신적인 보건 전문가들을 해임하기를 거부했다”며 “정치적 어젠다를 따르는 것보다 대중을 보호하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에 그녀가 표적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