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무위원장)와 정상회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타스통신 및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의 2차 세계대전 전승절(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 관련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일 전용열차 편으로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은 총비서는 전날(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은 전날 오전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개최된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및 리셉션에 참석한 뒤 댜오위타이(조어대) 국빈관으로 이동해 회담을 가졌다. 북러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 19일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 계기 회담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의 전용 차량인 아우루스 세나트 리무진을 타고 함께 회담장으로 이동하며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다.
확대 회담과 단독 회담으로 총 2시간 30분에 걸친 회담 후 김 총비서는 북한 대사관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비서는 지난 2일 베이징에 도착한 후에도 곧장 대사관으로 향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북러 정상회담 이후 방중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진행된 3박4일간의 방중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같은 날 오후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당초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내 시위를 여파로 방중 일정을 취소했으나 중국 측의 강한 요청으로 열병식에 참석했다.
이어 시 주석은 저녁 8시에는 중국 최고지도부 등과 함께 인민대회당에서 ‘정의는 승리한다’를 주제로 약 1시간 40분간 진행된 공연을 관람했다.
이로써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북중 정상회담은 이날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전승절 행사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20개가 넘는 정상들과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개최해왔다.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2019년 6월 시 주석의 북한 국빈 방문 계기 이뤄진 제5차 정상회담 후 약 6년 만이다. 양국은 정상회의 계기 경제 협력, 고위급 교류 심화 등의 의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김 총비서가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서열 5위’인 차이치 중앙판공청 서기, 왕이 외교부장이 영접에 나섰고 열병식과 곧이어 진행된 리셉션에서도 김 총비서를 옆에 두는 등 푸틴 대통령과 함께 ‘의전 서열 2위’에 준하는 ‘특급 의전’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북중 정상회담의 형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의전 관례상 단독 만찬은 국빈 방문급으로, 단독 오찬은 공식 방문급에 해당한다. 시 주석은 지난 2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티타임과 오찬 계기 소규모 연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