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조지아주 엘라벨 현대차 메타플랜트 단지 내 HL-GA 배터리 공장에서 미 연방정부가 단행한 대규모 이민단속이 한미 관계와 지역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작전은 국토안보수사국(HSI)이 단일 사업장에서 실시한 최대 규모로, 약 400명이 구금되었으며 상당수가 한국 국적 근로자로 확인됐다.
■ 수색영장 내용: 불법고용·위조 신분증 조사
법원에 제출된 수색영장에 따르면, 당국은 HL-GA Battery Company와 관련 하청업체들이 불법체류자 고용·신분증 위조·허위 서류 사용에 연루된 혐의를 수사 중이다.
압수 대상에는 다음이 포함됐다.
- 직원 인사기록, 급여 명세, 출퇴근 기록, 고용 신청서
- 사회보장국 ‘노매치(No-Match)’ 서한, I-9 이민 자격 서류
- 여권·영주권·취업허가증 등 신분증류
- 관련 하청업체(Autorica LLC, Beyond Iron Construction 등) 계약 기록
- 컴퓨터, 휴대전화 등 전자자료 및 이메일, 인터넷 접속 기록
또한 수색 대상 인물로 케빈·데이비드 자발레타-라미레즈 형제, 줄리오 곤살레스 알바라도, 안드레이나 등 4명이 특정됐다.
■ 한국 근로자 송환 합의
사건 직후 한국 정부는 미국과 협의해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기로 했다. 다만 체포된 이들의 정확한 신분·체류 자격·고용 형태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형사 기소 여부도 불투명하다.
■ 정치·경제적 충돌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과 이민단속 강화 기조가 정면 충돌한 사례로 평가된다.
조지아주와 연방정부는 한편으로는 한국 기업의 수십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지만, 동시에 주 경찰과 주방위군까지 단속에 참여시켜 강경 대응을 보였다.
한국 재계에서는 “투자는 환영하면서 인력은 배척한다”는 불만이 확산되며, 아시아 전역의 이사회에 ‘투자 위축 심리’를 불러일으켰다.
마크 킴 한미연구소 소장은 “역대급 투자를 단속으로 대응하는 것은 외국인 투자 신뢰를 해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 지역사회 반응: 환영과 반발 교차
엘라벨 지역은 현대차 단지를 계기로 급속히 변모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와 일부 주민: “조지아인 일자리를 불법 노동자가 빼앗았다”며 분노.
상공인과 한인 업소: “한국인 근로자가 빠지면 장사가 안 된다”며 피해 우려.
일부 주민: “교통 체증·생활환경 악화” 불만 토로.
이민자 권리 단체: “이민자 희생양 삼는 정치적 행위”라며 시위 벌여.
■ 향후 전망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접 고용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면서도, “외주업체 법규 준수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한미 간 경제협력 신뢰 약화, 투자 지연·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번 단속은 단순한 불법고용 문제가 아니라, 미국 내 제조업 확대, 이민정책, 지역사회 변화, 국제 투자 신뢰가 얽힌 복합적 갈등의 단면을 드러냈다.